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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훈 “순환출자 규제 필요”
새누리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첫 회의부터 재벌개혁 주장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5일 “직접 지분의 합을 안 늘리고도 순환출자를 통해 기업집단을 지배할 수 있다”며 순환출자 규제 등 강도 높은 재벌개혁 방안을 꺼내들었다. 그동안 새누리당 내에서는 재벌의 순환출자 규제는 건드리지 않는 게 낫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으나, 친박근혜계의 핵심 경제참모가 전혀 다른 입장을 보여 당론채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첫 회의에서 “재벌개혁은 경제민주화를 위한 선결조건”이라며 “경제의 영역에서 민주화를 달성하기 위한 경제민주화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가 작동되지 못하게 하는 재벌의 문제점을 고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작심한 듯 재벌개혁의 구체적 방안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이 의원은 “현행 공정거래법은 상호출자와 순환출자가 같은 성격임에도, 순환출자를 규제하지 않고 있다”며 “환상형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순환출자의 폐해와 관련해서도 “직접 지분의 합을 안 늘리고도 순환출자를 통해 기업집단을 지배할 수 있다”며 “지배주주가 부당한 영향력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한 계열사의 위험이 전체 계열사로 전이될 위험이 상시 존재해 한국 경제 건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집단소송제도를 재벌의 담합 및 불공정 행위로 확장해야 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재 이 제도는 증권 분야에만 국한돼 있다. 이 최고위원은 평판TV 시장점유율(삼성 49.8% + LG 49.6%=99.4%)을 예로 들며 “현행법으론 두 회사 담함에 대한 과징금이 미미한데, 집단소송을 허용하면 이 같은 담합이 많이 제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벌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지나친 관용이 문제라고 지적, 재벌범죄 관련 이사자격제한법 도입 검토, 민사상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검토 등을 주장했다. 이사자격제한법은 현재 영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법으로, 범법행위를 한 재벌총수, 총수일가 등을 기업 경영에서 배제하는 내용이다. 그는 또 “현재 재벌이 해외로 나가 애플, 벤츠와 싸울 생각은 않고, 동네 빵집을 몰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실제로 재벌이 큰 기술력 없이 자본력으로 손쉽게 동네 상권을 점령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종훈 의원은 “더불어 같이 사는 ‘따뜻한 자본주의’가 경제민주화의 목표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경제민주화를 재벌개혁에 국한해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새누리당 내에서도 의원들 간 의견 차이를 보였다.


<조민선기자>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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