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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세론’과 ‘김두관 대안론’ 대리전 된 민주 경선...수도권ㆍ모바일의 표심은?
영ㆍ호남을 찍고 반환점을 돌아선 민주당 대표 경선이 이해찬 후보와 김한길 후보의 치열한 선두 경쟁으로 압축됐다. 이들 두 후보의 당선은 각각 ‘문재인 대세론’과 ‘김두관 대안론’ 중 한 쪽에 힘을 실어주는 의미가 있어, 남은 기간 민주당 내 핵심 세력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8일 모처럼 휴식에 들어간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자들은 남은 수도권과 모바일 경선 표 단속에 바빴다. 영ㆍ호남과 제주 경선을 끝낸 이날까지 두 후보의 누적 표차는 불과 81표에 불과하다. 문재인 상임고문, 박지원 원내대표와 3각 구도라는 자존심에 금이 간 이 후보 측은 조직 기반 다지기와 함께 ‘대세론’ 바람몰이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반면 경남 등 예상 밖의 지역에서 선전한 김 후보는 최근 여론의 우호적 분위기를 표로 이어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주말 사실상 적진으로 분류되던 경남 경선에서 258표를 얻어 150표의 이 후보를 이긴 점에 고무됐다. 울산과 대구, 경북에 이어 경남마저 승리로 가져오며 남은 수도권과 모바일 경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기대다.

이 같은 두 후보의 엇갈린 표정 뒤에는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도지사라는 민주당 두 잠룡의 행보도 함께했다. 겉으로는 중립을 표방했지만, 밀약설의 당사자 중 하나로 지목받으며 ‘이해찬-박지원’이 미는 대권 주자로 인식되고 있는 문 고문은 점차 입지가 좁아질 위기에 처했다. ‘이-박 연대’에 대한 당 내 비판적 기류가 커질수록, 지난 총선 부산 선거 패배와 맞물려 ‘대세론’의 힘이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 고문의 위기는 반대로 김 지사에게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김 후보의 승리 뒤에 이 지역 맹주인 김 지사의 도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김두관 대안론’도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앞서 이해찬-박지원 연대를 견제해 온 김 지사가, 민주당 대표 경선을 영남 대권주자 간 전초전으로 만드는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이 싸움을 자신에게 유리한 구도로 몰고가고 있는 형상이다.

두 대선 잠룡들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은 경선 장 밖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총선 직전 민주당에 입당한 김 지사측은 “총선 패배의 책임은 한명숙 전 대표 뿐만 아니라 문재인 상임고문 등도 함께해야 한다”며 당 내 새로운 바람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문재인과 이해찬-박지원 연대’로 상징되는 기존 세력들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과 ‘공동 정부론’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정면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세론’의 당사자인 문 고문 측은 일단 정면 대응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지사가 이번 대표 경선을 대선 전초전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불쾌한 표정을 숨기지는 않았다. 지지율이 1~2%에 불과한 김 지사가 민주당 내 유일한 박근혜 대항마인 문 고문을 흔드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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