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무더위에 이명박 대통령이 연일 여름 패션에 관한 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올 해 재킷 없이 노타이 차림으로 첫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각자가 (온도를)2~3도씩 떨어뜨리는 방법을 찾아야 된다. 전체 온도 낮추는 것도 좋지만 개인별로도 온도 낮추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대통령의 첫 제안은 반팔 패션이다. 이 대통령은 조석 지식경제부 차관의 무늬가 있는 반팔 셔츠 옷차림을 보면서 “이번에 중소기업들과 지경부 장관이 옷 만들었다는 게 그건가? 짧은 와이셔츠 입으면 확실히 시원하다. 좀 있으면 민간 기업에서도 공무원처럼 넥타이 안 매고 셔츠만 입게 될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용한 디자인도 소개했는데 “(와이셔츠) 안에 아무것도 안 입으면 더 시원한데, 남자들 셔츠 안에 뭘 안 받쳐 입으면 비치니 양쪽에 호주머니를 다는 것도 나와 있더라”라고 소개했다.

이날 오후 열린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보고대회에서도 이 대통령의 패션제안은 이어졌다.

이번엔 와이셔츠 활용법인데, “밖으로 꺼내 입으면 더 시원하다. 밖으로 꺼내 입는 남방 디자인이 나왔다. 지경부 장관이 그렇게 (입고)하자고 결정했다. 앞으로 기후변화 대비해서 복장이 바뀌어야 한다.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그러면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넥타이 무용론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겨울에는 목이 긴 걸 입든지 해야지. (목 부근을 가르키며) 그러면 온도가 2~3도 정도 올라가는 것 같더라. 넥타이를 매면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도 추위를 그렇게 막아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몸소 에너지 절약정신을 전파한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얼마 전에 점심을 먹는데, 그날 비가 와서 밖의 기온이 20도 정도였다. (식당에) 들어가 보니 (벽면이)유리로 되어있더라. 불을 다 켜놓고, 에어컨도 켜 놨더라. 20도인데 그럴 필요가 있는가. 내가 체면 불구하고 종업원 불러서 그렇게 (에어컨 등을 끄도록)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