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中 수돗물에 피임약 들어있다?”…수돗물 불신 확산
[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중국 수돗물에 피임약 성분이 들어있다는 소문이 퍼지며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특히 중국 내 수돗물 절반가량이 음용기준에 못 미친다는 정부 조사결과가 발표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라 그 충격은 더욱 크다.

중국의 산둥상보(山東商報)는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상에 ‘수돗물에 피임약이 들어있다’는 내용의 소문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산둥상보는 이와 관련, 수질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수돗물에 피임약이 들어있다는 말은 낭설”이라면서 “하지만 피임약에 함유되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성분이 미량 검출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스페놀A와 디부틸 프탈레이트(DBT)가 수돗물에서 검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유인 즉, 과다 섭취시 사람의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비스페놀A는 음료수 병 등을 만들 때 쓰이는 투명한 플라스틱 물질이며 디부틸 프탈레이트는 각종 플라스틱 제품을 부드럽게 만들 때 쓰이는 첨가제이기 때문. 따라서 생활 쓰레기가 하천과 호수로 흘러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이들 물질이 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일각에서는 내수면 양식업이 발달한 중국에서 양식업자들이 물고기, 게, 새우 등을 키울 때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피임약을 먹이는 관행이 있다면서 이를 통해 수돗물에 에스트로겐 성분이 흘러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어 “수돗물에서 에스트로겐이나 유사 성분이 발견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인체에 위협이 된다고 볼 수 없다”면서 다만 당국의 철저한 수질검사를 통해 위험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미 당국의 수돗물 관리 능력에 대해 불신을 품기 시작한 중국인들은 쉽사리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주간지 신세기(新世紀)가 2009년 현(縣·한국의 군 해당)급 이상 지역에 있는 4천457곳의 수돗물 처리장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가운데 58.2%만이 각종 마시는 물 기준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폭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더욱이 당시 중국 정부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공개하지 않아 중국인들의 불신은 한동안 사그라들지 않을 듯 싶다.

mne1989@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