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이 ‘흥행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선 결과가 오리무중인 ‘덕’이다. 세번의 경선에서 각기 다른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이해찬 대세론’은 한풀 꺾인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 대권 후보들도 숨죽인 채 당대표 경선을 지켜보고 있다.
현재까지 치러진 세번의 경선에서 ‘대세’ 이해찬 후보는 1승(부산)1무(광주ㆍ전남)1패(울산)를 각각 기록했다. 2위 김한길 후보 역시 1승(울산)1무(광주ㆍ전남)1패(부산) 성적이다. 1위와 2위의 표차 수는 불과 28표 차. 누적으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강기정 후보와 1위와의 차이도 두자리수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결과만 두고 보면 1700여명의 민주당 대의원들이 흥행만을 위해 투표했다고 봐도 무방할만큼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특히 22일 광주전남 선거는 ‘담합이냐 단합이냐를 두고 논란을 빚었던 ‘이ㆍ박 연대’에 대해 호남 민심이 ‘담합’이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이 후보는 울산에서의 패배에 이어 광주전남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며 불안한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호남 득표력이 기대 이하라는 점도 이날 선거에서 확인됐다.
김 후보가 2위를 차지한 것 역시 ‘이변’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지역적 연고도, 이렇다할 세력도 없는 김 후보가 광주ㆍ전남 지역에서 선전한 것은 ‘대세’ 이 후보의 유일한 대항마라는 인식 심기에 성공한 덕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 측은 또 대구·경북 선거를 선두탈환의 기회로 보고 칼을 갈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의 대구 지역 참패로 공천을 주도했던 친노에 대한 반감 높은데다 대구 출신으로 지역 기반이 탄탄한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김 후보와 막역한 사이라는 점도 김 후보에 힘을 싣는 요소다.
민주당 대권 주자들도 당권 경선 레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 고문은 파트너십을 맺었던 이해찬 후보의 ‘불안한 선두자리’로 인해 대권 가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문 고문이 흔들리면서 부각되는 것은 김두관 지사다.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으로 지사직을 유지한 채 당내 대권 경선에 출마할 수 있게된 김 지사는 ‘친노-비노’라는 당내 진영 논리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롭다. 강기정 후보가 호남·전남에서 1위를 하면서 정세균 상임고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해찬 대세론’의 ‘분수령’으로 평가됐던 광주ㆍ전남 경선 결과가 선두 주자에 대한 몰표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향후 민주당 당권 경쟁은 흥미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민주당 당권 경선은 여론조사 70%가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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