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야당의 네거티브 공격에 ‘검찰 고소’라는 칼을 꺼냈다. 상대는 노련한 저격수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이다. 박 전 위원장과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의 만남설을 제기해 고소당한 박지원 위원장은 “해볼테면 해봐라”는 식의 맞불로 맞섰다. 점차 진위여부를 놓고 어느 한쪽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박(朴)의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제1 야당의 대표(대행)를 상대로 검찰 고소라는 초강수를 둔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선을 앞두고 지속적으로 불거질 야당의 네거티브 공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지난해 거짓 증언을 한 전 육영재단 직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법적 조치를 취한 전례가 있지만, 야당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평소 박 전 위원장 스타일로볼 때 상당히 강경한 편이다.

박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23일 “평소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편이신데 야당 당대표 대행이 예의없이 거짓을 공식석상에서 유포한 셈이라, 사실이 아님을 명확히 해야한다고 판단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원 위원장의 ‘박근혜 - 박태규 회동설’은 이미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불거진 일로, 당시 박 전 위원장 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22일 당선자 총회에서 “박태규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만난 적도 없는데 계속해서 허위로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면서 “검찰에서 좀 제대로 수사를 해서 이번 기회에 네거티브를 뿌리뽑아줬으면 좋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비대위원장은 한치 물러남 없는 맞불작전으로 맞서고 있다. 박 전 위원장 개인행보는 물론 현정권 측근비리에 대한 ‘여의도 대통령’ 박근혜 책임론까지 제기하면서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리겠다는 각오다.

박 비대위원장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네거티브가 있으면 하는거다. 대선후보는 국민들로부터, 상대당으로부터 혹독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면서 “이걸 마치 자기 성을 쌓는데 누구도 침범하지 마라는 식의 공갈식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받아쳤다.

그는 또 박 전 위원장과 박태규 로비스트의 물증을 확보했느냐는 질문에는 “어제 주진우 기자(시사인)에게 전화왔는데, 만났다. 만난자료 갖고 있다고 하더라”면서 “네거티브인지 아닌지 두고보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명예회장과 박 전 위원장의 동생 박지만-서향희 부부의 연루설도 제기하는 등 네거티브 공세의 외연을 넓혀나갔다.

이에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전날 박지원 비대위원장과 함께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에서 같은 주장을 한 박태규씨 측근 A씨, 나꼼수 진행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주진우 시사인(IN) 기자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조민선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