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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안 전략 스스로 짜는 파출소 화제
서울청 일원파출소 ’자기주도형 근무제’ 서울 전역으로



[헤럴드 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지방경찰청이 각 파출소별로 목표를 세우고 전략을 짜게 하는 ’자기주도형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밝힌 가운데 이미 이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파출소가 있어 화제다.

지난 15일 찾은 서울 강남구 일원1동의 일원 파출소. 안으로 들어서자 주민 3000명 파트너십 달성 등 파출소 목표가 눈에 띈다. 한 켠에는 경찰 개개인의 중장기 목표 등이 보인다. 일원파출소는 지난 2010년 부터 수서경찰서의 동의를 얻어 자기주도형 근무를 시행 중이다.

김일환 일원 파출소 소장은 “자기주도형 근무제를 시행하게 되면 지역의 특징에 맞는 치안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며 “지역 특징은 파출소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맞춤형 치안 전략을 짤 수 있다”고 했다.

이 파출소 3팀은 자전거 절도 예방 전략으로 자전거 예방 스티커제를 도입했다. 앞서 일원파출소는 지난 해 절도 예방이라는 목표를 세운뒤 각 팀에 전달했다. 3팀은 자전거 절도 예방, 1팀은 오토바이 절도 예방이라는 내부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18개의 전략이 짜졌다. 3팀에서는 ‘자전거 도난 예방 스티커’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고 각 팀별로 자전거가 주차된 곳을 돌아다니며 스티커를 붙였다.

경찰 표식이 있는 스티커는 효과가 있었다. 지난해 자전거 절도가 전년도에 비해 50%나 줄었다. 스티커를 붙이러 파출소를 방문한 황모(13ㆍ일원초등학교)군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학생들 대부분은 이걸 붙여 놓고 있다”면서 “친구들이 ‘이걸 붙이고 다니면 자전거를 잃어버리지 않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자기주도근무를 하기전에는 도난이 빈번히 발생한다는 보고를 올리면 위에서 일괄적으로 스티커를 지급하는 형태였다. 상의 하달식의 기존 시스템으로는 업무 처리 속도와 효율이 떨어졌고 현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관내 오토바이 폭주족들의 행패를 막기 위해 벌인 배달 오토바이 등록제도 오토바이 폭주족들을 막는데 효과를 냈다. 이밖에도 주민들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해 파출소 차원에서 강남구 정신보건센터와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 기존에는 경찰서 단위의 MOU만 있었다.

이 같은 근무 형태는 주민들과 파출소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 파출소 인근에서 옷가게를 하는 강희자(56ㆍ여)씨는 “예전에는 경찰에 대한 불신 때문에 민원 같은 것이 있어도 들어줄까 싶어서 넣지도 않았다”며 “무슨일이 생기면 꼭 문자로 애기를 해주니 그 전 보다 든든해졌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김 소장은 “자기주도형 근무제는 무엇보다 내부고객인 경찰들의 만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절도예방 홍보포스터를 만든 한광원 경위는 “이 포스터의 저작권은 나에게 있다”면서 스스로 만든 전략에 대해 자부심을 보였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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