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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이라는 사람, “그래 내 빨갱이다, 어쩔래”
[헤럴드경제=이혜미기자] “술을 드시면 춤 추시던데.... 저 사람이 변호사가 맞나 싶더만. 재미있었어요” (송병곤 법무법인 부산 사무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3주기를 앞두고 ‘인간’ 노무현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회고를 담은 ‘노무현이라는, 사람’ 영상이 지난 17일 유튜브에 공개됐다.

이 영상은 노무현재단 사료편찬특별위원회에서 채록한 구술 가운데 인상깊은 노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발췌·편집한 것. 노 전 대통령의 대통령 재임시절부터 학창시절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노 전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인 서정석 씨는 “청와대 관저에서 노 전 대통령을 마주쳤는데 잠바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본관 앞으로 오셨다”면서 “잠바에 허름한 차림에 옛날에 연수원 시절 처음 만났던 모습 그대로였다”고 한결같은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이어 장관 시절 노무현에 대한 회고담도 등장했다. 박남춘 전 청와대 인사수석은 “장관 이임식날 통상 관용차를 타는데 개인차를 준비해왔더라”면서 “지나고보니 저게 참 노무현의 살아가는 방식이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은 통상적으로 정치권에서 오가던 거마비 대신 자신의 저서를 선물하던 노 전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미처 알려지지 않은 면모도 눈길을 끌었다. 그가 정치에 첫 발을 들여놓을 때는 인터넷이라는 용어조차 낯설던 시절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컴퓨터 언어를 배우려 하고 직접 프로그램을 만드려고 하는 등, 컴퓨터에 매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그는 “정치지도자가 컴퓨터를 통해서 국민들과 연결되는 시대가 온다”고 식견을 보이기도 했다.

초선의원 시절 노무현에 대해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노동위원회에서 질의하는 걸 보면 법률해석 능력이 굉장히 뛰어났다”며 “법전 없이도 법리논쟁을 할때 다른 변호사들과 경쟁이 안됐다”고 그를 떠올렸다.

또, 이 전 총리는 과거 노사쟁의 현장에서 사용자측이 노 전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몰아세우자, 노 전 대통령이 “그래 내 빨갱이다, 어쩔래”라고 서류를 집어던진 적도 있었다면서 그의 열정적인 면모를 덧붙여 소개했다.

학창시절 노 전 대통령은 가난한 형편에서 자랐지만 꿈이 있는 아이였다. 노 전 대통령의 은사와 친구는 부모님이 일하러가시고 홀로 집을 지키고 있던 그의 모습과, 점심시간 맹물로 배를 채우면서도 “우리 지금은 어렵지만 성공해서 한번 잘 살아보자”라고 친구에게 기운을 불어넣던 그를 떠올리기도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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