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충전·대선 물밑행보 지속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이 6월 초 대선출마 선언을 앞두고, 조용히 ‘물밑’ 행보 중이다. 친박 측근을 중심으로 당내 대선경선 캠프가 꾸려지고 있는 가운데, 박 전 위원장은 자문그룹과 접촉하며 재충전과 정비의 시간을 갖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5ㆍ18 민주화운동 32주년 전날인 17일 광주를 미리 방문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외부에 일절 알리지 않고, 이정현, 이학재 의원만 동행했다. 그는 방명록에 “민주화를 위해 산화하신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은 뒤, 행방불명자, 사망자 묘역과 영정 봉안소 등지를 30여분간 둘러봤다.
17일 광주 5ㆍ18민주화묘역을 비공개로 방문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방명록에 서명 하고 있다. [사진제공=이정현 의원실] |
공식 행사를 마다하고 전날 홀로 광주를 방문한 것은 박 전 위원장이 “지도부에서 물러났으니 조용하게 다녀오고 싶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정현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과거 당 대표 시절에도 한 번도 빠짐없이 광주를 방문하셨다”면서 “공식 행사에 당 지도부가 참석하기 때문에, 조용히 다녀오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2004~06년 한나라당 당대표 시절 매년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외부에 알리지 않고 박 전 위원장 홀로 광주를 다녀 온 것은 물밑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박근혜 스타일’을 반영한다. 그는 과거 몇 차례 인사 때도 언론에 전혀 말이 새지 않도록 측근들을 단속한 뒤, 인선을 완료하곤 했다.
이르면 6월 초 출범할 것으로 알려진 대선 캠프도 철저히 그의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 경선 캠프의 규모와 인선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다만 다수가 참여하는 매머드급 캠프보다는 20명 미만 초경량급 캠프에 박 위원장이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박 의원은 “솔직히 경선이 의미없는 상황에서, 경선 캠프에 그렇게 주력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아마 최소 규모로 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 인사는 “20명 소수정예설도 설일 뿐”이라며 “박근혜 전 위원장이 발표하기 전에 절대 미리 공개될 리 없다”고 말했다.
친박 그룹도 물밑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몇몇 친박 중진끼리 모이는 일이 잦아졌고, 대선캠프에 참여할 뜻을 가진 보좌진도 캠프에 지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한 친박 의원실에서 대선캠프 지원자를 모집, 추리고 있는 단계”라고 귀띔했다.
친박계 현역 의원들의 캠프 참여는 최소한에 그칠 예정이다. 비박계 대선 주자들의 견제와 비판이 거세질 것을 우려, 당내 경선이 끝난 뒤 본격 대선 후보가 되면 친박계 의원들의 참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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