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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위적 GDP’의 민낯…中경제 경착륙 현실화?
“전력사용·철도운송량 더불어
은행대출총액 등 세가지가 中성장 판단의 진짜 기준”
차기총리 유력 리커창도 인정

올 1분기 3개 지표 모두 기대 이하…투자통한 성장견인 한계 현실로


중국 경제 경착륙이 기우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2007년 주중 미국대사에게 한 말을 상기시키며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이 크게 고조됐다고 15일 전했다.

리 부총리는 당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으로 믿을 만하지 못하다”면서 “전력사용량, 철도운송량, 은행대출총액 등 3가지가 진짜 경제 성장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수치는 그냥 참고만 하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다고 한다.

중국의 살림을 책임질 총리로 유력한 그의 말대로 전력사용량과 철도운송량, 은행대출총액 등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하면 중국 경제는 훨씬 더 심각한 상태라고 FT는 지적했다.

중국의 분기별 GDP는 지난 1년간 계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GDP는 8.1% 증가에 그쳐 지난해 4분기 8.9%보다 훨씬 떨어졌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높은 성장률이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했다고 판단할 수 없다.

게다가 중국의 많은 경제분석가들과 정부 관리들은 중국 경제 성장률이 1분기에 바닥을 찍었다며 4월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칭화(淸華)대 관리학원의 페트릭 초바넥 교수는 “기대가 이성을 앞선 격”이라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아직 공식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4월 전력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3월의 전력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7.2%, 지난해 4월 전력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

또 올 들어 철도화물운송량 증가율은 지난해 동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중국의 은행 신규대출총액도 6818억위안으로 시장이 예측했던 8000억위안에 못 미쳤다. 올 들어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초바넥 교수는 “중국은 지난 3년 동안 투자를 통한 고성장을 이어왔다.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되지 못한다는 예측이 지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가 견인하는 성장의 끝이 보이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것이 없다”며 “앞으로 중국의 GDP 성장률은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숫자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경제 경착륙의 상당 부분은 부동산 불경기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억제책의 약발이 너무 잘 받으면서다. 중국 GDP 성장의 13%를 부동산이 만들어내고 있는 가운데 지난 3개월 동안 신규 주택 건설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4.2%나 감소했다. 여기에다 또 하나의 성장동력인 수출마저 유럽발 재정위기로 감소했다.

많은 분석가들은 중국 경제가 경착륙으로 치닫는데도 경기부양책을 사전에 내놓지 못한 것은 보시라이(薄熙來) 사태로 최고 지도부에 동요가 발생하면서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은행 부실 위험이 고조되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도 또 하나의 이유라고 지적했다.

FT는 리커창 부총리가 차기 총리직을 물려받은 후에는 그가 지적했던 인위적인 GDP가 사실이기를 바라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가 더 열악한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반전시킬 여지도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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