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OSV 매각 등 2조5000억 자금조달 계획 사실상 마무리
주요 계열사 체질 개선 작업도
강덕수 STX 회장이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지난해 지겹도록 계열사 주가의 발목을 잡던 ‘STX 자금 위기설’을 뿌리 뽑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을 선언한 지 8개월. 이제 그 성과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2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 계획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강 회장이 자금 확보를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자회사인 STX OSV의 매각 결정. 이 회사는 STX그룹이 2007년 인수한 STX유럽 자회사다. 해양시추지원선(AHTS) 및 해양작업지원선(PSV) 부문에서 각각 1, 2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알짜 중에 알짜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62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6%에 달하는 성과를 거둬 STX OSV 매각이 시장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현재 STX는 STX OSV 매각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중이다. 이탈리아 조선사인 핀칸티에리에 컨소시엄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알려져 있다. STX OSV 매각을 통해 STX에 1조원 안팎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강 회장은 또한 STX중공업 등 그룹의 핵심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 일부와 해외 자원개발 지분 역시 자산 유동화를 위한 매각 대상에 포함시켰다. 일부 계열사는 기업공개(IPO)를 해 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실제로 STX에너지는 증시에 직접 상장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주요 계열사의 체질 개선도 동시에 진행한다는 게 강 회장의 계획이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TX팬오션은 최근 ‘규모보다 수익성에 중시하라’는 강 회장의 지시로 경제성이 떨어지는 선박을 매각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그룹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비용 절감 등의 경영 개선 작업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STX그룹 관계자는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과 단기 재무개선 방안은 물론 중ㆍ장기 재무구조 안정화 계획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STX그룹을 출범 10년 만에 재계 서열 10위권에 올려놓았다. ‘재계의 승부사’란 별명도 얻었다. 그의 저력이 이번 위기에도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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