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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 자지라, 中노동교화소 다큐로 심기 거슬려
중국 당국이 민감한 보도를 해온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의 베이징 특파원을 추방했다. 보시라이(薄熙來) 실각, 시각장애인 인권 변호사 천광청(陳光誠) 사건 등으로 혼란한 정국을 가중시킬 수 있는 보도를 자제하라는 외신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보여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알자지라는 8일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이 멜리사 찬(중국 이름 천자윈) 영문 채널 담당 베이징 특파원에 대한 취재허가와 비자를 연장해 주지 않아 사무실을 폐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외교부 브리핑에서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찬 기자가 어떤 규정을 위반했는지 밝혀달라는 질문에 “해당 매체와 그 기자가 스스로 명확히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 기자들은 중국에서 취재할 때 중국의 법률과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우리의 외국 기자에 대한 정책과 법규는 매우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추방 이유에 대한 명확한 언급을 피했으나 찬 기자가 지난 해 11월 방영한 중국 노동교화소 현황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중국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분석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찬 기자는 2007년부터 알 자지라 베이징 지국에서 5년동안 400여 편의 보도를 했다. 농지 불법 몰수와 ‘비밀 감옥(black jail)’으로 불리는 민원인 불법 감금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 취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영어 뿐만 아니라 광둥화와 푸퉁화도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CNN의 홍콩 주재 기자로 기자 생활을 시작한 후 중국 반환 후 홍콩인들의 시위, 김대중 한국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회담 등 주로 역사적인 사건을 심층 보도했다.

찬 기자는 ‘미국인 또는 중국인’이라는 자신의 기사에서 “미국에서 20년 동안 살며 미국문화와 교육을 받은 나에게 중국인들은 중국 편에 선 시각을 바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하지 않을 경우 배신자로 몰고 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한편 찬 기자 추방으로 외신 기자에 대한 자유 침해와 위협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최근 천광청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도 중국 당국이 외신 기자들에게 취소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위협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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