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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가 착착 감긴다는 이 여자
부임 6개월 인민망 한국대표처 초대 사장 저우위보 씨…중국의 시각으로 중국관련 뉴스 전달
학부 졸업후 바로 교수로
200여 차례 동시통역
韓ㆍ中 소통 창구 역할

한국 지자체장 인터뷰
대학생 중국어 대회 등
국내 독자 발로뛰며 확보

한·중 기업들 플랫폼役
비즈니스 컨설팅 제공
漢風·韓流 엮을 사업 구상도


그는 지한파(知韓派)가 아니라 그냥 한국인인 듯했다.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말은 물론 심지어 최신 이슈에도 해박했다. 그가 왜 인민망(人民網) 한국대표처 사장으로 발탁됐는지 짐작이 갔다.

인민망 한국대표처(피플닷컴 코리아) 초대 사장 저우위보(37ㆍ周玉波)씨. 그는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 한국어과 출신이다. 입학 당시 교수가 “선행학습을 하고 왔냐”고 물어볼 정도로 한국어가 입에 착 감겼단다. 22세(1997년)에 학부를 마치자마자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 최연소 교수로 발탁돼 14년 동안 후진을 양성했다. 그때 200여 차례의 동시통역을 하며 한국과 중국의 역사적 순간마다 소통의 창구 역할을 했었다.

중국 내 최고의 한국어 전문가였던 그가 중국 최대 일간지 인민일보의 인터넷사이트 인민망 한국대표처를 책임지면서 한ㆍ중 문화 가교의 총대를 맸다. 부임한 지 이제 6개월. 하지만 벌써 벌여 놓은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인민망, 한풍(漢風)과 한류(韓流) 쌍방향 소통= “인민망 한국은 한국인의 눈이 아닌 중국인의 시각 그대로 보도한다.” 저우위보 사장은 인민망이 한국에 상륙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한국 언론은 중국 관련 뉴스를 사건 사고 위주로 보도하다 보니 제대로 중국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인민망 한국의 콘텐츠 포인트를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인민망 한국은 인민망 중국에 올라온 기사 중 일부를 선별해 한국어로 서비스한다. 저우 사장은 “인민망 사이트는 하루 평균 2만개의 뉴스가 업데이트되는 엄청난 소스”라면서 “정보의 양이나 신속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로 한국에서도 관심 높은 지난 양회(兩會) 때는 실시간으로 소식을 타전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그는 “한국 대학의 중국연구소 등으로부터 ‘유익했다’는 평가를 받아 보람을 느꼈다”며 자랑스레 말한다.

한국 내 취재도 활발하다. 오는 8월 한ㆍ중 수교 20주년까지 20명의 한국 지방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동영상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이미 서울, 성남, 수원, 여수시장을 인터뷰 했다. 


한국 내 독자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각종 활동도 구상에 들어있다.

저우 사장은 “한국학생을 대상으로 중국어 말하기 대회나 노래자랑 등의 행사를 적극적으로 펼쳐 한풍(漢風)을 일으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3월 제1회 한ㆍ중 논단 포럼을 개최하는 등 분기별로 최소 한 차례의 행사도 치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독자들이 찍은 동영상과 사진 코너를 개설해 쌍방향 소통도 추구한다.

그는 인민망 한국이 한ㆍ중 지자체와 기업들의 홍보 플랫폼 역할을 하는 데 관심이 많다. 산시(陝西)성의 경우 한국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미 인민망 한국을 활용하고 있다. 역으로 한국 지자체와 기업이 중국에 홍보를 원할 경우 인민망 중국어판을 연결해 준다. 그의 머릿속에는 한국 내 중국기업과 기관에 대한 비즈니스 컨설팅 업무 제공 등 한풍과 한류를 엮을 사업구상이 무궁무진하다.

▶중국에서 한국어 인기짱= 중국에서 한국어 전공자의 인기는 매우 높다. 1992년 한ㆍ중 수교 당시만 해도 한국학을 취급하는 학교가 5곳에 불과 했다. 지금은 전문대를 포함해 208개에 이른다. 

저우 사장은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 소재 대학에서 일단 한국어과를 졸업하면 취업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영어나 일본어보다 희소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경제무역대 대학원의 경우 한국어과의 경쟁률이 이미 일본어를 앞질렀다. 그는 이어 “인민망은 현재 10명에 달하는 직원을 3년 안에 20~30명으로 늘릴 예정”이라며 “중국에 관심있는 한국 젊은이들의 입사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저우 사장은 “한국인들이 중국어를 배울 때 성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정반대로 중국인들은 한국어에 성조가 없어서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국어 배우기의 고충을 털어놨다. 한국어의 어느 부분에 강세를 줘야 할지 몰라서 억양이 어색한 중국인들이 많다는 것. 다만 중국어의 성모(21개)와 운모(36개)가 한국어의 자ㆍ모음(40개)보다 많아 다양한 발음을 모방하기는 다소 쉽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어에 외래어가 너무 많아 배우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팬더 인지 판다인지, 센터 인지 센타인지 한국인들은 아무렇게나 말해도 상관없다고 하지만 배워야 하는 외국인들에게는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반대로 중국어는 발음과 성조가 정확하지 않으면 의사소통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발음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교과서적인 표현을 벗어나 현대 중국인들의 살아있는 표현을 배우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그는 “중국어 교재가 대부분 1992년 수교 즈음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딱딱하다는 느낌이 든다”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도 바뀌는 만큼 중국 친구들과 매체를 많이 접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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