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변화요구·공격적성격 탓
31년만에 ‘연임 실패 대통령’ 불명예
프랑스 대선에서 패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1981년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이후 31년 만에 연임에 실패한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경험과 추진력을 강조하며 사투를 벌였지만 반긴축 여파로 유럽 전역에 만연한 ‘정권심판론’을 비켜가지 못하고 고배를 마셔야 했다.
사르코지의 패배는 최근 유로존 내에서 긴축 협약에 대한 반대가 대두되는 상황과도 궤를 같이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긴축을 주장해 왔던 사르코지가 몰락하고, 성장을 내세우는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프랑스는 물론 유로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파스칼 페리니우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교수는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실패한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했다. 그는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영국 등 많은 유럽 국가의 수장들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프랑스에서 17년간이나 우파의 통치가 이어지면서 변화에 대한 요구가 생겨났으며, 사르코지의 공격적인 성격이 문제를 일으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르코지는 2007년 취임 당시 공약했던 경제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실업률 증가와 경제 성장 둔화를 가져왔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정년 연장과 근무시간 단축, 감세, 불법 이민자 단속 등을 추진해 비난을 받았다.
페리니우 교수는 “사르코지는 보기 드물게 총리보다도 인기가 없는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사르코지는 자신의 지지 기반인 우파를 통합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사르코지의 소속 정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은 드골파와의 연합으로 출범했지만, 사르코지는 드골파와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 당내 분열을 야기했다.
사르코지 정권에서 장관을 역임한 한 인사는 “사르코지는 자기와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