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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 회장까지 했던 金 회장은 왜 중국으로 밀항하려 했을까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김찬경(56)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회삿돈 203억원을 부당 인출해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미래저축은행은 6일 금융당국에 의해 영업정지됐다.

해양경찰청은 지난 4일 오후 8시 30분께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 선착장에서 소형 선박을 이용해 중국으로 밀항하려던 김 회장 일행 5명을 붙잡았다고 6일 밝혔다. 일행은 김 회장, 밀항 알선책 3명, 방조자 1명 등이었다.

해경은 김 회장이 중국으로 떠나려 했던 것으로 보고, 5일 오후 그의 신병을 부실저축은행 수사를 맡은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으로 넘겼다. 이에 따라 그동안 김 회장이 벌여온 전방위 정ㆍ관계 로비로까지 수사망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대검찰청과 합동으로 김 회장 일행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 검거 배경과 과정, 수사 상황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 회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5일 오전 9시 열릴 저축은행 경영평가위원회에 참석을 통보 받은 상태였다. 그는 이 위원회에 참석해 영업정지 이전 마지막으로 의견을 개진하라는 금융당국의 통보를 받고 중국으로 달아나려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회장은 지난 3일 우리은행 수시입출금계좌(MMDA) 계좌에서 영업자금 203억원을 불법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금융당국이 밝혔다. 김 회장은 영업시간 이후 돈을 인출하면 다음날 조회되는 점을 악용해 영업자금 200억원을 빼냈다. 미래저축은행에 파견된 감독관은 다음날 대차대조표를 확인해 상당 자금이 빠져나간 것을 알아냈고, 경영진 등의 동태를 살펴 김 회장이 돈을 챙긴 것으로 확인했다.

김 회장은 지난 1999년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13년여동안 경영하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자산은 2조 158억원, 업계 10위권으로 성장시켰다.

김 회장은 2009년에는 한일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그간 끊임없는 인수ㆍ합병(M&A)으로 사세를 확장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문어발식 확장이 부실사태의 원인이 됐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명단에 거론되기 시작하며 무리한 사업확장과 불투명한 여신관리가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6일 오전 6시 미래저축은행을 비롯해 솔로몬ㆍ한국ㆍ한주저축은행 등 4개 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6개월간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 회장 등 영업정지된 4개 저축은행의 주요 관련자들을 모두 출국금지한 상태다.

영업정지가 결정된 저축은행 예금자들은 원금과 이자를 합해 5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지만, 보호대상이 아닌 후순위채권 투자자는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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