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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이른 초여름 날씨에…꽃들도 '花들짝~’
봄 기다리다 무더위 만나…꽃망울 피우기 前 시들어
“5월 대목에…”화원들 울상



3일 중부지방 기온이 섭씨 25도까지 오르면서 사흘째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5월 초에도 후텁지근한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면서 민감해지는 것은 사람뿐만이 아니다. 철 따라 피고 지는 꽃들도 ‘봄이 언제 오나’ 기다리다 느닷없는 초여름 날씨에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 꽃망울 틔울 시간을 재고 있다가 날이 더워지면서 풀이 죽어버린 것.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A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5ㆍ여)씨는 “꽃 관리에 유독 신경이 쓰이는 때”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5월에는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대학 축제 등 꽃 수요가 많은 달인데, 날씨가 너무 앞서 달리면 꽃이 금방 시들해지기 쉽다. 따라서 날씨가 빨리 더워져 만개해 버린 꽃은 냉장고에, 제대로 봄을 만나지 못해 아직 꽃망울도 틔우지 못한 꽃은 볕이 드는 밖에 내놓는 등 여느 때보다 꽃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프리지아는 벌써 많이 피어버려 시들지 않게 냉장고에 넣어놨고, 스타치스는 봄꽃인 데도 아직 봄을 느끼지 못했는지 꽃망울도 못 틔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상, 5월이 되면 꽃 가격이 오르는데 날씨 때문에 꽃 가격이 더 올라버릴까 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꽃집은 5월이 대목이라 판매자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도매를 해와서 많이 팔아야 조금이라도 남는 장사가 된다”며 울상을 지었다.

서울 삼성동에서 화원을 운영중인 이모(40ㆍ여)씨 역시 고온에 행여 꽃이 빨리 시들까 물을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더 주며 특별 관리에 나섰다. 이 씨는 “카네이션 같은 경우엔 평소 한송이에 700~800원 정도 하는데, 5월이 되면 두 배 가까이 오른다고 보면 된다”면서 “그래도 카네이션은 생명력이 강해서 나은 편”이라고 안도했다.

꽃 배달 주문의 경우 각 지역별 회원사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해 더운 날씨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받도록 한다. 이 씨는 “멀리 배송해야하는 경우엔, 우리가 직접 꽃을 보내지 않고 배송지와 가장 가까이 있는 다른 화원에 연결시켜 줘 꽃의 신선도를 유지한다”며 “그래도 이번 주말엔 더위가 한풀 꺾인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의 김성목 통보관은 “요즘 같은 이상고온현상은 남쪽에 발달된 저기압을 따라 우리나라에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고, 최근 계속된 맑은 날씨에 태양열이 지표면을 계속 가열시킨 결과”라며 “어린이날을 전후해 평년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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