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더위로 봄상품 재고...눈물의 특가전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이번 주말 롯데백화점 본점에 들르면 단돈 5만원에 새구두를 사는 ‘횡재’를 누릴 수 있다. 롯데백화점이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지난해 봄ㆍ여름 이월상품과 올 봄 신상품 등 총 40억원 어치의 구두와 핸드백을 특가 판매하기 때문이다.
가격은 구두가 5만~7만원선으로, 최대 70%까지 할인 판매하는 수준. 이번 특가전은 본점에 입점한 잡화 브랜드 중 70%인 36개가 참여한다. 구두 매대 130대, 핸드백 매대 40대, 판매직원 200여명이 동원되는 대규모 행사다. 보통 봄ㆍ여름 구두는 여름 더위가 본격적인 위용을 드러낼 때 특가전이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행사는 예년보다 1개월여 가량 이른 것이다.
갑작스레 대규모 행사가 나온 것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불황과 때이른 더위로 인해 잡화 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잡화 업체들은 매출 부진을 겪어왔다. 올해 들어서도 경기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잡화 업체들은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정도였다.
최근 며칠 사이에 여름에 버금가는 더위가 찾아온 것도 잡화 업체들을 울상짓게 하고 있다. 봄 구두에 대한 소비심리가 형성되기도 전에 여름이 찾아오는 바람에, 봄 신상품들은 고스란히 재고로 남을 위기에 처했다. 결국 잡화 업체들이 지난해 가을부터 쌓인 재고를 이번 행사때 털어내겠다고 나선 것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관계자는 “예년에는 잡화 행사시 재고가 부족해 몇 개 브랜드만 참여했는데, 이번 행사는 기획 초기부터 많은 업체가 자발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혀 행사장 면적을 급히 확대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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