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외고 10명중 7명이 수시
경기권도 전년비 3.2%p증가
서울 합격비율 연세대가 최고
쉬운 수능·논술고사 등 한몫
대학별 모집인원 꾸준히 증가
서울ㆍ경기 지역 9개 외고 중 7곳이 올해 대학입시에서 고려ㆍ서울ㆍ연세대에 수시모집으로 합격한 비율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외고를 다니다가 이른바 ‘SKY’ 대학에 합격한 학생 둘 중 하나는 수시 합격생이다. 내신이 불리한 외고 학생들이 일반고에 비해 수시 전형에서 약세를 보인다는 기존의 공식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1년 만에 수시>정시…서울 이화외고 ‘SKY’합격생 10명 중 7명이 수시=헤럴드경제와 교육업체 하늘교육이 공동으로 서울 대원ㆍ대일ㆍ이화ㆍ한영외고의 지난 2년간 ‘SKY’ 합격자 1360명을 분석한 결과, 2011학년도에는 정시 합격자 비율(51.1%)이 수시 합격자(48.9%)보다 높았지만 2012학년도에는 수시 합격자 비율이 더 증가하며 수시가 정시를 앞섰다. 2012학년도 ‘SKY’ 총 합격생 수는 640명으로 2011년도(720명)에 비해 80여명 줄어들었지만 합격 비율은 더욱 늘어난 셈이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서울 이화외고의 경우 2012학년도 전체 ‘SKY’ 합격자 64명 중 48명(75%)이 수시 합격자인 것으로 나타나 서울권 외고 4곳 중 수시 합격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화외고는 지난해 대입에서도 ‘SKY’ 합격자 중 72.6%가 수시 합격자였다.
대일ㆍ한영외고도 2012학년도 입시에서 수시 합격자 비율이 각각 56.8%, 60.9%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대일외고는 7.3%포인트, 한영외고는 8.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에 반해 대원외고는 2012학년도 수시 합격자 비율이 34.7%로 2011학년도(41.2%)에 비해서 줄어들었다.
경기권은 서울에 비해서 수시 합격자 비율이 적고 아직까지 정시 합격자가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수시 합격 비율의 증가 추세는 서울보다 더욱 뚜렷했다.
경기 고양ㆍ과천ㆍ경기ㆍ김포ㆍ동두천ㆍ수원ㆍ안양 등 경기권 외고 7곳의 2012학년도 수시 합격자 비율은 37.1%로 2011학년도 33.9%(자료 없는 경기ㆍ김포외고 제외)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양외고는 2011학년도 32.9%에서 2012학년도 42%로 9.1%포인트 증가하면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과천외고는 25.5%에서 30.5%로 5%포인트, 고양외고는 38%에서 42%로 4%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동두천 외고는 2년 연속 수시합격자비율이 28.6%를 보였고 수원외고는 수시 합격자 비율이 오히려 떨어졌다.
▶외고 수시 합격 비율 연세대 가장 높아…상승률은 고려대 1위=고려ㆍ서울ㆍ연세대 중 서울권 외고 4곳의 수시 합격자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연세대로 나타났다. 2012학년도 입시에서 연세대에 수시 합격한 외고생의 비율은 54%로 2011학년도(51.4%)보다 3%포인트 정도 증가했다. 고려대도 2012학년도 수시합격자 비율이 47.5%로 2011학년도(41.6%)에 비해 5%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권 외고에서도 연세대가 2012학년도 수시 합격자 비율이 43.6%로 가장 높았다. 고려대는 2011학년도 27.5%에서 2012학년도 34.7%로 무려 7%포인트 이상 증가하며 서울권 외고보다 수시 합격자 비율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대는 서울ㆍ경기권 모두 지난해에 비해 수시 합격자 비율이 약 7~12%포인트 떨어졌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서울대의 경우 수시 선발비중이 연ㆍ고대에 비해 적고, 학교 내신 반영과목과 비중은 높아서 외고생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고 출신들이 소위 서울대ㆍ고대ㆍ연대 ‘SKY’에 입학하는 비율이 부쩍 높아졌다. 내신에서 불리한 외고 학생들이 수시 전형에서도 약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이런 공식들이 깨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수업을 받고 있는 대원외고 학생들. [헤럴드경제 DB] |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ㆍ논술 등 학교별고사에서 외고생이 우세=외고 학생들의 주요대 수시합격 비율이 매년 증가하는 원인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 충족’과 ‘논술시험에서의 외고생 강세’를 꼽았다.
임 대표는 “수능이 쉬워지고 대학의 수시 모집 선발비율이 증가하면서 학교별 논술시험과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이 주요 대학 합격의 실질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외고 출신들은 수능 부담은 덜고 대학별 논술 준비 등에 전념하면서 수시 모집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외고의 수시 합격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대학이 수시 선발인원은 꾸준히 증가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10학년도 수시 선발 인원은 22만7092명, 2011학년도 23만5250명, 2012학년도 23만7681명으로 계속 늘어났다. 총 모집인원에서 수시 모집인원이 차지하는 비율도 59→61.6→62.1%로 해마다 증가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