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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개된 이란 핵 협상 의미있는 첫발...하지만 여전히 갈길 멀어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주요 6개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이 1년여 만에 재개되면서 국제사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1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선 열린 1차 협상에서 2차 협상 일정에 합의함에 따라 이란 핵문제가 교착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ㆍ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1차 협상 뒤 “협상이 긍정적 분위기에서 이뤄졌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지속적 대화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란과 ‘6자 국제중재단(유엔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의 2차 협상이 5월 2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란과 6자 국제중재단의 회담은 13개월간의 협상 중단 뒤 재개됐다. 6자 국제중재단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함께 2003년부터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오고 있다.

EU의 대외정책 관계자는 이타르타스통신에 “이스탄불 회담에서 2차 협상 날짜를 정했다는 사실이 협상 과정을 교착 상태에서 진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났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아직 낙관은 이르다는 신중론이 많다.

미국 군축협회 소속 피터 크레일 선임 분석관은 “보다 중요하고 기술적인 문제에 접근하는 협상을 시작키로 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할 일이 산적한 상태”라고 앞으로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프랑스의 전략연구재단(FRS)의 브루노 테르타이 선임 연구원도 14일 합의에 대해 “큰 진전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이란과 참가 6개국 양측이 다음 단계로의 이행에 합의하고, 이란이 국제사회가 원하는 어떤 것이든지 검증할 수 있다고 합의해야 진전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궁극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위해서라는 게 국제사회의 우려 섞인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결정하면 우라늄 농축도를 무기 제조 수준인 90%로 높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동안 애슈턴 보좌관과 미 백악관은 이란 측에 우라늄 농축 문제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단계’를 요구해왔다. IAEA도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사찰과 관련해 충분한 협조를 하지 않아 미신고 핵물질이 없고, 관련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따라서 바그다드 2차 협상에서 서방 참가국은 이란이 IAEA의 사찰을 받지 않는 곳에 위장시설을 갖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란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만약 비축 우라늄 일부를 해외에 보관하고, 대신 다른 나라로부터 평화적 목적에 사용되는 원전 가동 원료를 공급받기로 합의하면 국제적인 압력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와 서방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겠다는 약속이 없다면 이란은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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