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정통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박빙의 싸움이 벌어진 서울 은평을, 서대문을, 경기 의정부을, 평택을, 안산단원갑 등 5개 지역에서 승부를 가르는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적인 박빙지역이었던 은평을의 경우 이재오 새누리당 후보가 천호선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격전 끝에 1448표차로 승리했다.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이문용 정통민주당 후보의 득표는 2634표였다. 이문용 후보의 표가 고스란히 천 후보에게 갔다면 역전이 가능한 수치였다.
서대문을의 정두언 새누리당 후보 역시 접전끝에 625표의 차이로 김영호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거머쥐었다. 이 지역에 출마한 홍성덕 정통민주당 후보의 득표는 806표였다. 정 후보는 당선 직후 트위터를 통해 “겸손을 배웠습니다. 모두를 섬기겠습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한 경기 의정부을에서는 홍문종 새누리당후보가 49.1%를 득표해 45.5%를 득표한 홍희덕 통합진보당후보를 3.6%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이 지역구에 출마한 정통민주당의 고도환 후보는 5.7%의 득표를 얻었다.
평택을에서는 이재영 새누리당 후보가, 안산단원갑은 새누리당의 김명연 후보가 정통민주당의 ‘고춧가루’ 효과로 당선에 성공했다.
물론 정통민주당의 지지표가 반드시 야권연대 후보에게 간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정통민주당이 초박빙 접전지역에서 표를 분산시킨 점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공천과 경선과정 동안 이들을 방치해 “자업자득이 된게 아니냐”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통민주당은 지난달 20일 구 민주계와 장기표 대표가 이끄는 녹색통일당이 통합해 만들어진 정당이다. 하지만 지역구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하고 비례대표 득표율도 0.22%에 그쳐 정당법에 따라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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