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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석 맞먹는 1석 지역구>노무현의 ‘정치적 고향’… 북강서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지금으로부터 12년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 북강서을에 민주통합당(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무려 4번의 낙선. ‘호남당은 부산에선 안된다’던 통념을 깨기 위한 ‘무모한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는 이곳에서의 낙선으로 ‘바보’라는 별명을 얻게됐다. ‘노사모’의 시작도 이곳에서의 낙선이 계기가 됐다.

역사는 반복된다. 12년 후. 또 한번의 ‘무모한 도전’이 같은 곳에서 일어난다. 영화배우 문성근 후보가 김도읍 새누리당 후보에 맞섰다. 이곳은 문재인 후보가 출마한 사상구와 맞닿아있는 이른바 ‘낙동강 벨트’ 중 한 곳이다. 문 후보의 이곳 출마도 ‘노무현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상징성 때문이었다. 그는 “형님 노무현이 내밀었던 손, 이제는 저의 손을 잡아달라”고 호소한다.

민주당은 지난 2월 22일 첫번째 공천자 명단을 공개하면서 부산에 문재인과 문성근을 전진 배치했다. 새누리당의 심장에 가장 잘드는 칼날 두개를 후벼 넣은 것이다.

부산 분위기는 12년 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민주당의 조경태 후보(사하을)가 3선을 유력하게 바라보고 있고, 사상에서 문재인 후보가 상대를 비교적 넉넉한 표차로 앞서며 부산 진출 교두보 마련엔 성공한 덕이다. 그러나 방심은 이르다. 여권 표심 결집이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분석 탓이다. 실제 지난 17대 총선에서 북강서을 지역은 야권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불과 한달 사이 여론이 뒤집히며 한나라당 후보(허태열)가 당선된 바 있다. 문 후보는 지난 8일부터 10일 자정까지 무박3일 총력유세전에 들어간 상태다.

새누리당의 입장도 간절하긴 마찬가지. 다른 여느 접전 지역구보다 북강서을에서의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사실상 부산ㆍ경남(PK) 지역에서 이는 야권 바람의 강도를 가늠하는 승부처기 때문이다. 수십년 이상 새누리당의 텃밭이던 이곳에서 지게 될 경우 새누리당으로선 ‘집토끼를 잃었다’는 내부 비판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정의화 새누리당 부산시당 선거대책위원장은 “부산에서 3석을 내주면 참패”라고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바쁜 지역을 다 버려두고 부산 지역을 이번 총선 유세 기간 중 5번이나 방문한 것도 부산 지역 민심이 예전같지 않다는 방증이다. 새누리당은 현역인 허태열ㆍ자유아시아방송(RFA) 대표 하태경 등을 북강서을 후보로 검토하다 결국 이곳 출신 김도읍 변호사를 문 후보의 상대로 낙점했다. 김 후보는 ‘토박이’ 정서를 강조하면서 상대 문 후보의 공약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최근 여론 조사에선 김 후보와 문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노무현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부산의 가장 서쪽, 북강서을에서 변화의 처음이 개시될 지 여부는 이제 하루 뒤면 결정이 난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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