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이명박 대통령이 조현오 경찰청장의 사의를 사실상 수용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9일 “대통령께서 조 청장의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실상 조 청장의 사의가 수용된 셈이다. 청와대는 이와함께 조 청장 후임 인선은 총선 이후 이뤄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이날 오전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조 청장은 또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혼자 결정했다”며 “경찰의 잘못이 워낙 크고, 물러나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제가 책임진다는 뜻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조 청장의 사의 표명 즉시 이를 수리한 것은 그만큼 이번 수원 20대 여성의 살인사건에 대한 경찰의 늑대응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달곤 정무수석으로 부터 수원 살인사건의 경위와 112 늑장 대응 등에 대해 보고 받은 후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께서 이 정무수석의 보고를 심각하게 들었고, 보고가 끝나고도 몇 초간 무거운 침묵이 있었다”며 “대통령의 침묵이 무겁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와관련,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며 “치안시스템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철저한 의지와 정신력, 이에 대한 책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검토해 달라”며 경찰의 책임있는 후속대책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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