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성동구의 정비사업은 하왕십리동 일대의 왕십리뉴타운과 옥수동, 금호동 일대의 재개발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GS건설을 중심으로 진행된 분양 사업에서 청약은 물론, 계약 실적이 신통치 않다.
실제 강북의 교통 요충지를 내세우며 GS건설이 주관해 분양에 들어갔던 왕십리뉴타운2구역 텐즈힐은 10년 만에 분양에 돌입하며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분양 개시 이후 장기 미분양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계약 개시 이후 3개월이 지나가는 시점에서도 계약률은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전체 일반분양 물량의 82%를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으로 채웠음에도 약발이 신통치 않다.
사진설명: 주요 대형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가 이뤄졌던 서울 성동구의 뉴타운ㆍ재개발 분양이 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건설업계에 성동구 주의보가 내려졌다. 사진은 최근 부진한 청약을 보인 GS건설의 금호자이2차의 전경 |
주변 시세에 비해 높게 책정된 분양가 탓에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평가다. 분양대행사의 한 담당자는 “주변 아파트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탓에 계약률이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라며 “특히 40평형대 이상은 아예 수요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 장기 미분양이 우려된다”고 털어놨다.
텐즈힐에 이어 최근 청약을 마친 성동구 금호동의 금호자이2차 청약 성적표 또한 초라했다. GS건설은 성동구 금호3가 금호18구역을 재개발한 금호자이2차 38가구(특별공급제외)를 일반 분양했지만, 전용 59㎡를 제외한 나머지 중대형 아파트는 순위 내에서 주인을 찾지 못했다. 중대형 공급 물량은 24가구에 불과했음에도 청약자는 겨우 3명에 그쳤다. 전용 115㎡A타입은 청약자가 한명도 없었다. 3.3㎡당 1800만∼2000만원선이던 분양가도 부담이었다. 오는 7월 입주가 예정돼 준공 기간이 임박한 가운데 2일부터 시작되는 계약 또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급브랜드를 보유한 GS건설마저 성동구 정비사업지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놓으면서 분양을 앞둔 다른 대형 건설사들에게서도 불안한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중 현대산업개발이 주관하는 왕십리뉴타운1구역이 분양을 앞두고 있으며, 성동구 금호19구역에서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하이리버’가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대우건설 또한 서울 성동구 금호14구역 ‘서울숲 푸르지오2차’ 분양을 예정하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뉴타운,ㆍ재개발 사업지의 조합원들이 중소형 아파트를 신청하다 보니, 일반분양 물량은 중대형물량으로 배정되고 있다”라며 “대형 아파트는 획기적인 분양가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 데 건설사들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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