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
인플레이션 우려 표시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섣부른 ‘출구전략’ 논의에 대해 경계감을 표시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MPC) 후 기자회견을 갖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에 하방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어, ECB의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로존 실업률이 유로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통한 ECB의 대규모 통화공급이 아직 실물경제에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출구전략과 관련한 어떤 이야기도 현재로선 논하기 이르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이는 독일 분데스방크의 출구전략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선 ECB가 출구전략을 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드라기 총재는 특히 “국채시장 긴장과 높은 실업률은 경제성장 추진력을 지속적으로 약화시킬 것이며, 채무위기와 원자재값 상승 등도 성장 하방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드라기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표시했다. 그는 올해 내내 인플레율이 ECB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인플레 상향 위험을 제어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방식으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전망에 대해선 “은행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는 등 유로존이 안정되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면서 “유로존 경제가 올해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ECB는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로 동결했다. 이번 금리 동결은 유로존의 경기 침체로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드라기 총재는 취임 이후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한 이후 넉 달째 동결했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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