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ㆍ갈취 혐의로 지난 3일 검찰에 전격 구속된 국내 최대 사채업자 최모(58) 씨가 서울지역 경찰관 수십명을 상대로 거액의 뇌물을 건네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사채왕’으로 통하는 최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서울시내 경찰서에 근무하는 경찰관 수십명에게 수사청탁 및 사건무마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금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 관련자 진술과 뇌물 대상 리스트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돈을 상납받은 것으로 지목된 인물을 상대로 조만간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유흥업계의 큰 손 이경백(40ㆍ구속수감) 씨가 경찰관 수십명에게 거액의 뇌물을 상납했다는 이른바 ‘룸황제 리스트’에 이어 ‘사채왕 리스트’까지 등장한 셈이다. 경찰에 연이은 대형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 씨는 2009년 3월 폭행사건으로 고소당하자 잘 부탁한다는 청탁과 함께 1300만원을 경찰관 2명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2007년 지인이 마약사건에 연루되자 사건을 축소해달라며 쇼핑백에 담은 현금 5000만원을 또다른 경찰관에게 건넨 적이 있다는 진술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타짜를 고용한 사기도박으로 전국 도박판에서 수십억원을 번 뒤 사채시장과 증권가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