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중단·반정부인사 석방 등 이행

반정부단체들 권력다툼도 불가피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27일(현지시간) 코피 아난 유엔ㆍ아랍연맹 특사가 제안한 평화안을 수용했다. 유엔 감시 아래 교전을 중단하고, 반정부 시위 발생 이후 수감된 반정부 인사 석방 등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아사드가 이를 이행하면 1년 넘게 유혈사태가 지속된 시리아 문제는 일단 진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제문제 전문가 사이에선 군부 쿠데타로 아사드가 축출된 뒤 반(反)정부 기구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 등 새로운 리더(조직체)가 여럿 등장해 정통성을 주장하면 또 다른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아사드의 조카 “대통령은 하야를 두려워한다”=영국 런던에서 반정부 활동을 하고 있는 아사드의 조카인 리발 알 아사드는 CNN에 “내 생각에 아사드는 주변 인물을 매우 두려워한다”며 “아사드는 부친의 독재시스템과 주요 인물까지 물려받았을 뿐 그들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정권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사드 주변 인물에게 정보를 빼내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아사드 측근 가운데 현 정권에 불만을 품은 인사에게서 아사드 축출의 단초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영국 더타임스는 이날 시리아 정부 핵심인사의 전향을 돕기 위한 비밀협상이 반정부군과 아사드 핵심 측근 사이에서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협상의 목표는 아사드 측근을 국외로 탈출시켜 아사드 정권의 기반을 흔드는 것이라고 했다. 협상엔 군 수뇌부와 경비대 지휘관, 대통령궁 고위간부가 참여해 지난 수개월간 정부 내 중요 동향을 외부에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트 아사드’도 문제=쿠데타로 아사드가 축출된 뒤에도 시리아 내부의 혼란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반정부단체 간 권력을 놓고 적지 않은 파열음이 나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에드워드 예레지언 전 시리아 주재 미국대사는 “좀 먼 얘기일 수는 있지만 아사드 정권의 끝은 내부 쿠데타의 형태로 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정권교체를 가능케 하는 쿠데타가 최상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아사드 이후 시리아를 이끌 조직으로는 SNC가 우선 꼽힌다. SNC는 미국ㆍ프랑스 등 서방국가가 시리아 반정부 세력의 대표로 인정하는 단체다. 포스트 아사드 시기에 SNC가 과도정부를 구성해 새 헌법 초안과 선거법 등을 정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SNC의 약점으로는 이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 인사가 모두 시리아 밖에 거점을 두고 있어 정통성 시비가 일 경우 민중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게 꼽힌다. 

반군의 집합체 격인 자유시리아군(FSA)에 포스트 아사드 체제를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중심에 있었던 만큼 그 공로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차원이다. 문제는 FSA는 아사드 군부에서 탈출한 고만고만한 인물로 구성돼 있어 눈에 띄는 리더가 없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밖에 파룩 알 샤라 현 부통령이 정권을 이어받아 시리아의 혼란을 다잡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무하프 주에자티 중동연구소 연구원은 “반정부 세력이 처음엔 부통령을 과도정부 수반으로 얘기했다”며 “유혈사태가 계속되면서 부통령의 무능함이 부각됐기 때문에 아사드가 무너지면 부통령도 운명을 같이할 수 있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sw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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