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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눈감고, 귀막고 출마강행하는 이정희…누구를 위한 출마인가
경선 파문의 당사자인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23일 오후 후보 등록을 강행한다. 전날 광주 도착 30분만에 거취 조율을 위해 서울행 비행기를 타야했을 정도로 민주통합당, 재야원로들의 설득은 집요하고 끈질겼지만, 그의 출마 의지는 더 강했다.

이 대표는 “어떻게든 이번 일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에 괴로웠다”면서도 “결국 고고한 개인의 명예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날 야권 원로들의 부탁과 쓴소리도, 파트너인 민주당 수뇌부의 밤샘 설득도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이 대표의 고집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분석을 쏟아냈다. 통합진보당을 밑바닥에서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주사파 경기동부연대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완전무결 순백”으로 살고 싶다는 이 대표의 소망을 꺾었다는 정치 공학적 해석, 서로 다른 3가족이 모인 울타리에서 권력투쟁의 희생양이 됐다는 동정론까지 난무했다. 당 대표지만 ‘초선’에 불과, 멀리보지 못하는 정치력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유야 뭐가 됐든,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완전무결 순백으로 살고싶은 생각 왜 없겠어요“라는 이 대표의 트위터 글에는 “완전무결 순백으로 살라 말하는 게 아닌데, 그냥 자신이 다른 이에게 요구한 정도로만 하고 살라는 말인데” 같은 지지자들의 쓴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자신이 속한 정당, 또 그 안의 정파를 위해 개인을 희생한다며 출마를 강행했지만, 이 대표의 앞날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3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자신이 나설 관악을은 물론, 다른 지역에 나선 동료들의 지지율도 흔들리는게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통합진보당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몇 곳의 지역구에서 만난 젊은 유권자들은 “사실이라면 실망이다. 투표 자체가 하기 싫어진다”며 하나 둘 씩 부동층으로 변하고 있다. 남에게는 엄격했던 잣대가 자신에게 만은 한 없이 너그러운 모습에, 새 정치를 갈망했던 지지층 상당수가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설사 이 대표가 악전고투 끝에 19대 국회에 살아돌아온다 해도 지금과 같은 ‘진보의 아이콘’으로 당을 이끌기에는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당을 위해 개인을 버린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 같다”며 “계파의 얼굴 마담, 소수당의 대표라는 한계를 넘지 못한다면, 19대 국회에서 재선의원 이정희의 존재감을 스스로 지워버리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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