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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특구 장관 렁춘잉 낙점?
홍콩 특구 행정장관 선거(25일)를 3일 앞두고 막바지 각축전이 치열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렁춘잉(梁振英ㆍ58) 후보를 차기 행정수반으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홍콩데일리뉴스는 중국 정부가 유력했던 헨리탕(唐英年ㆍ60) 후보 대신 렁춘잉 후보를 밀고 있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는 렁춘잉과 헨리탕 두 후보의 양파전으로 전례없는 과열현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그동안 탕 후보를 암묵적으로 지지해왔다.

탕 후보는 가업인 섬유회사를 경영하다 1990년대 정계에 입문한 뒤 2003년 홍콩 재정사장, 2007년부터 정무사장으로 재임해왔다. 행정 경험이 풍부하고 특히 재계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혼외정사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최근에는 호화 주택으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지지율이 떨어진 상태다. 이에 코너에 몰린 탕 후보는 “렁 후보가 2003년 홍콩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을 때 행정회의에서 무력 진압을 주장했으며 언론 자유를 억압하려 했다”며 비방 공세를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정부 기밀에 속하는 행정회의 논의 내용을 공개했다며 “다퉈도 군자처럼 예의와 품위를 지키고 정도를 가라는 ‘군자지쟁(君子之爭)’의 원칙을 무너뜨린 것”이라며 오히려 탕 후보를 비방하며 반전을 예고했다.

그동안 두 후보에 지면을 공정하게 할애했던 홍콩 언론들마저 렁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 실제로 18일 홍콩 원후이바오(文匯報)는 ‘위정자는 기본적인 정치적 자질을 갖춰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어 탕 후보의 흑색선전을 비난하기도 했다.

또 홍콩 21일 밍바오에 따르면 류옌둥(劉延東) 중국 국무위원이 광둥(廣東)성 선전의 한 별장에 머물며 탕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위원과 아직 지지자를 정하지 않은 선거위원을 상대로 렁 후보 지지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렁 후보는 평범한 경찰관 아버지 밑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창 시절을 보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 유학시절에도 학비와 생활비를 아르바이트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포퓰리스트 성향이 강해 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당초 포퓰리즘에 기대는 렁 후보 보다 탕 후보를 밀었으나, 오는 2017년 홍콩 직접선거제를 앞두고 주민이 원하지 않는 후보자가 행정장관으로 선출될 경우 홍콩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홍콩의 행정장관은 사회 각계각층 대표 1200명으로 구성된 선거위원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선출된다. 이들 선거위원회 가운데는 중국과 경제적 교류를 하는 기업인 등 친(親) 중국계 인사가 대부분이어서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후보자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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