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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들기 어렵다"... 이정희 사퇴, 안하나 못하나
이정희·유시민·심상정 통합진보당 대표가 22일 새벽까지 회의를 진행했다. 격론이 오갔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대표의 사퇴에 대한 최종적인 입장 정리와 향후 대응을 논의키 위해서였다.

이 대표 측은 민주통합당 김희철 후보와의 경선 과정에서 ‘나이를 속이라’는 문자를 발송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민주당 측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세명의 대표가 밤 늦게까지 회의했던 내용은 뭘까. 우선 이 대표가 가지는 상징성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야권연대의 한 축이었다. 통합진보당 내에선 이 대표의 사퇴는 곧 ‘야권연대 종결’을 의미한다는 의견이 비등하다. 상대측인 김희철 의원측도 여론 조사 결과 왜곡을 위한 문자를 보냈는데도 이 대표만 사퇴하는 것은 ‘거대야당의 횡포’라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군소정당 때 만들어졌던 ‘피해의식’도 한 몫 한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22일 새벽 4시께 자신의 트위터에 “야권연대가 경선 불복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빌미를 준 제 잘못이 큽니다. 잠들기 어려운 밤입니다”라고 심경을 남겼다.

이 대표가 출마를 강행키로 한 배경은 ‘사퇴 불똥’이 다른 후보자들에게도 튈 가능성이 농후한 때문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를 포함해 심상정·노회찬·천호선 지역구 경선에서도 패배한 민주당 인사들은 여론 조사 조작 의혹이 있다는 주장을 꺼내놓은 상태다. 이 대표가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심상정은? 노회찬은?’ 이라며 사퇴 도미노 현상도 불거질 개연성이 높다.

여기에 민주당은 경기도 이천 등 민주당 후보들이 통합진보당 후보에 진 지역구를 대상으로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경선에서 통합진보당이 이긴 곳은 10여곳. 이들 중 일부에서 추가적인 비위행위가 발견될 경우 이 대표의 선례에 따라 민주당으로부터 사퇴를 종용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기위해서라도 이 대표의 출마가 필요한 것이다. 또 후보자 등록이 불과 하루(23일 까지)남았고 29일부터 본격적인 공식적인 선거 유세 체제로 들어가게 돼 ‘며칠만 버티면 수그러들 논란’이라는 분석도 이 대표의 출마 강행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와는 별개로 당 밖에선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 요구가 높다. 특히 이 대표가 과거 한나라당 때 밝혔던 여러 비판들이 이제는 자신을 향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대표는 과거 ‘디도스 사건 당시 한나라당에 대해 ‘국가 변란 세력임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서도 ‘절대다수의 오만이 만들어낸 입법부의 수치’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랬던 이 의원이 정작 자신이 했던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선 “200통 밖에 안된다. 결과에 영향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출마 강행 의사를 밝히자 ‘남이하면 불륜~’ 등의 비난 여론이 비등해 진 것이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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