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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혁명 - 한국의 富가 움직인다> “위험관리 탁월…대물림 고객 많아요”
자산관리 30년 역사 한국투자증권 문진호 전무
평균거래기간 20년 이상
펀드 하나 설계에 6개월
최적의 투자상품 찾기까지
고객마다 전문인력 총동원

사모펀드 규모 공모의 2배
투자자 니즈에 꼭맞게 구성


실낱의 차이로 엇갈리는 요리 명장들의 실력을 가르는 것은 결국 장맛이다. 장맛은 세월의 맛이다. 한국증권의 자산관리에는 30년 묵은 장맛이 배어 있다.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은은한 맛은 국내 어느 증권사나 은행도 단숨에 쫓아오지 못한다.

한국증권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포트폴리오로 투자조언을 한, 요즘 말로 자산관리 영업을 한 금융기관이다. 그래서 단기 수익률보다는 장기적으로 자산을 지키려는 영업전략은 회사의 사풍(社風)으로, 구성원 ‘뼛속’까지 스며들어 있다. 그래서 한국증권의 일반 지점에서 거래해도 다른 금융기관의 PB지점에 버금가는 투자조언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시중은행들은 모두 상업은행입니다. 상거래를 하려면 이들 상업은행에 가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투자를 하려면 이들 상업은행이 아닌 투자은행에 가야 합니다. 한국증권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투자’은행입니다. 다른 증권사들이 ‘중개’에 힘쓸 때도 한국증권은 오로지 ‘투자’에만 집중해 왔습니다. 요즘 절세가 대세인데, 절세상품은 은행보다 증권 쪽에 훨씬 더 많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한국증권 PB사업부를 총괄하는 문진호 전무의 말이다.

한국증권 고객들의 평균거래기간을 보면 20년이 넘는다. 거의 한 세대에 육박하는 기간이다. ‘대물림’ 고객들도 수두룩하다고 한다. 20년 전 펀드 투자를 할 정도면 대부분이 고액자산가들이다. 한국 부자들이 가장 오랜 기간 ‘포트폴리오’ 투자조언을 받은 곳이 한국증권인 셈이다.

문진호 한국증권 전무는 외형적인 시스템은 대형 증권사가 대동소이해 보이지만 정작 중요한 건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이며, 이 점에서는 30년간의 자산관리 명가의 전통이 이어진 한국증권을 타사가 결코 따라올 수 없다고 자부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문 전무는 이처럼 오랜 기간 고객들이 머무르는 이유에 대해 ‘수익관리’가 아닌 ‘위험관리’에 초점을 둔 자산관리 조언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증권에서 펀드 하나를 내놓으려면 길게는 6개월이나 걸릴 정도로 치밀한 사전점검을 거친다. 스스로 고액자산가인 ‘오너’가 직접 챙기기 때문이다.

“위험관리가 안 되는 상품은 아예 내놓지를 않습니다. 위험관리 받고자 투자은행을 찾는 고객들인데, 위험관리를 못해 준다는 것은 직무유기죠. 각 상품이 가진 위험은 어떻고, 이 상품이 고객의 전체 자산에 미칠 영향이 어떤가에 대해 상세하게 조언해주는 게 저희 역할이죠.”

특히 한국증권에 고액자산가 고객으로 등록이 되면 본사 투자전문인력들이 총동원돼 최적의 투자전략을 마련한다. 먼저 고객이 원하는 게 어느 정도의 위험관리(기대수익)인지 파악하면,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실행전략을 제시하는 방법이다.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들지만, 신뢰를 얻기 위해서 이를 감수한다. 2011년 헤럴드경제 리서치센터 상반기 및 연간 평가 1위를 차지한 한국증권 리서치의 역량도 당연히 투입된다. 


실제 사례를 보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 A증권사 B점포에서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로 거래처를 옮긴, 금융자산 18억원의 40대 후반 전문직 P씨의 사례다. 당시 그가 기존에 거래하던 곳에서는 종목별 교체매매를 하는 개별주식 30%, 7개 국내외펀드에 50%, 종목 ELS와 현금에 각각 10%를 조언했다. 반면 P씨가 한국증권에서 받은 조언은 분기별로 종목별 비중을 조절하는 개별주식 25%, 국내 사모펀드 3개에 35%, 지수형 ELS 분산투자에 15%, 채권 20%, 현금 5%다.

개인 포트폴리오인 까닭에 수익률을 공개할 수는 없다. 하지만 2011년 전반까지는 예전 포트폴리오가 나았을지 모르나 시장이 크게 출렁였던 지난해 하반기를 포함하면 후자 쪽이 더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으리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위험을 고려하되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는 포트폴리오가 한국증권의 장기다.

특히 한국증권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최고경영자(CEO)의 지시로 ‘투자조언이 진정 고객을 위한 것인지, 혹시 회사 수익만을 위한 것은 아닌지 고민하라’는 철학이 전 영업조직에 배어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초 자문형 랩 열풍이 불 때도, 한국증권은 가장 신중한 상품선택과 투자조언을 한 것으로 업계에 소문이 났다.

한국증권은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최강자다. 사모펀드는 고객 니즈(needs)를 맞춰주지 못하면 성장할 수 없는 영역이다. 전체 PB고객 펀드자산 가운데 사모펀드 가입규모가 공모펀드의 배에 달한다.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투자에 즉각 맞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한국증권 자체의 능력에다, 펀드시장 초강자인 한국운용, 가치투자 명가인 한국밸류운용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까지 있다. 물론 계열사라고 해도 상품이 적절치 않으면 절대 고객에게 권하지 않는 게 한국증권의 철칙이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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