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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과당경쟁 ‘덫’에 걸린 손보업계
손보업계 경영자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실손의료보험료를 과다하게 인상한다는 비난때문이다. 자업자득인 꼴이어서 누굴 탓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는 버틸 수도 없다. 문제는 과당경쟁때문이다. 2004년 실손보험상품이 판매될때만 해도 손해율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마구 팔다보니 국민의 절반정도인 2600여만명이 실손보험에 가입할 정도가 됐다. 그것도 너무 싸게 팔았다. 손보의 경우 1건당 평균보험료가 8000~9000원인데 반해 생보는 무려 1만 5000원에 달한다. 생보사는 보장 수준도 더 낮다. 손보사는 보험료를 덜 받고 더 많이 보장해준 것이다. 과당경쟁의 그늘이다.

그런데 일부 똑똑한(?) 소비자들과 병의원들이 악용하기 시작했다. 과잉의료가 나타났고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결국 손보사들은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기업 입장에선 당연하다. 하지만 인상폭이 너무 크다보니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게다가 정부는 물가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인상률 착시’도 넘어야 할 산이다.

당초 적정보험료는 100원인데 가격경쟁을 하다보니 50원밖에 못받았는데 지금 올리자니 소비자들에대한 체감수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즉 100원내다가 10원 올리면 인상률은 10%나 50원받다가 10원 올리면 20%다.

손보사들은 향후 몇년이 걸릴 지 모르겠으나 과당경쟁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보험료 인상폭을 두고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선 이유다. 과당경쟁의 그늘이 이처럼 넓고 깊다는 점을 손보업계는 깨달아야 한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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