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가운데 세 번째로 덩치가 큰 씨티그룹이 연방준비제도(Fedㆍ이하 연준)이 실시한 자산 건전성 심사(스트레스 테스트)에서 탈락했다. 메트라이프, 얼라이파이낸셜, 선트러스트도 탈락 명단에 올랐다.
연준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최근 19개 대형 은행을 상대로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씨티그룹 등 4곳이 통과하지 못했고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등 15곳은 통과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 등 외부 충격이 닥쳤을 때 금융회사들이 얼마나 위기관리 능력(핵심 자기자본비율 5% 유지)을 보여주느냐를 시험하는 이 테스트는 ▷주가 50% 폭락 ▷주택 가격 21% 하락 ▷실업률 13% 폭등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연준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엔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 금지 조치를 취하고, 주식 매도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을 요구할 수 있다.
연준은 2009년부터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2010년과 지난해 결과는 공표하지 않았다.
이번에 탈락한 은행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씨티그룹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나 폭락했다. 씨티 측은 “테스트 결과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연준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내면서도 “올해 안에 자금 운용계획을 다시 짜서 연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테스트에 합격한 은행은 모건스탠리, 유에스뱅코프, 뱅크오브뉴욕(BNY)멜런,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캐피털원, PNC파이낸셜, 키코프 등이다.
연준은 애초 테스트 결과를 이틀 뒤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JP모건이 자사의 테스트 통과 사실과 함께 분기 배당금을 주당 5센트 올린 30센트로 하고 150억달러어치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승인받았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앞당겨졌다.
연준의 이날 발표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주 좋은 소식”이라며 “미국 은행들은 혹독한 경기 침체에도 무너지지 않고 버텨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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