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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대국 향한 힘찬 항해…부작용 최소화에 성패 달렸다
‘통상한국’ 항로와 과제
성장 도약판?
칠레 등과 FTA 체결이후
무역액 20~40% 증가
美와도 교역규모 확대 전망
생산 86조·고용 55만선 증가
국가신인도 제고 기대

양극화 촉매?
멕시코, 美와 NAFTA이후
빈부격차 확대 등 부작용
산업·계층·지역간 양극화
사회갈등 도화선될수도
농업 등 피해 지원 절실

15일 0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함께 ‘통상 한국’의 ‘제2라운드’가 시작된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시작된 ‘1라운드’에 비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을 넘나들게 될 2라운드는 무대도 훨씬 넓고 위험요인도 많다. 세계 108위의 손바닥만한 땅덩어리 대한민국은 ‘돛단배’다. FTA는 반드시 건너야 할 대양(大洋)이다. 한ㆍ미 FTA가 성장의 디딤판이 될지, 양극화의 촉매제가 될지는 우리 손에 달렸다. 

▶성장의 도약판 될까?=한ㆍ미 FTA 발효로 우리나라는 미국, EU, ASEAN과 FTA를 발효한 세계 유일의 국가가 된다. 명실상부한 FTA의 허브다.

미국과의 FTA로 우선 기대되는 것은 교역규모 확대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미국의 교역규모는 1100억달러(수출 562억달러, 수입 521억달러)에 육박했다. 칠레 싱가포르 인도 등 우리가 그간 맺은 FTA를 살펴보면 시행을 전후로 무역액이 20~40%가량 증가했다.<표 참조> 미국에도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 무역으로 먹고 사는 한국엔 흑ㆍ적자 여부를 떠나 교역량 증대 자체가 긍정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되는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ㆍ미 FTA 체결로 우리의 실질국내총생산(GDP)은 135억달러 증가하고, 소비자 잉여 증가 등을 고려한 후생은 68억달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고용은 35만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 효과는 더 확대된다. 우리의 생산성이 1% 증가하면 실질GDP는 352억달러, 후생은 281억달러, 생산과 고용은 각각 86조원, 55만명 선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ㆍ미 FTA는 우리나라의 국가신인도를 높이는 효과도 가져온다. 기업의 외자조달 비용이 감소하고, 한국산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성 향상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고질적 문제점인 의료, 교육, 법률, 의약 등 서비스산업의 독과점이 무너지고 경쟁이 강화되면서 소비자의 후생 증가도 예상된다. 실질적으로 내수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생겨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성장할 기회도 늘어난다. 


▶양극화의 촉매제 될 수도=한ㆍ미 FTA의 성패는 부작용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렸다. 잘못되면 FTA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무역수지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했던 멕시코는 교역량과 국민 소득 증대에도 불구하고 빈부격차 확대, 미국 경제와의 동조화 등으로 경제체질은 약화됐다.

한ㆍ미 FTA 역시 ‘잘되는’ 수출산업과 ‘막아내야 하는’ 내수산업ㆍ농림수산업 간 양극화가 진행되거나, 일부 산업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특히 분배구조가 튼튼하지 않은 한국에서 산업 간 양극화는 계층 간, 세대 간, 지역 간 양극화를 촉발해 심각한 사회문제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정부가 올해 초 FTA 추가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54조원을 농어업 등 피해산업에 쏟아붓기로 했음에도 ‘FTA 폐지론’이 여전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국가적 차원에서 피해산업의 생존과 육성을 위한 고민이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다.

FTA 긍정론과 부정론 간 간극을 좁히는 노력도 필요하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FTA 폐기론은 대한민국을 세계 경제의 ‘역주행 국가’로 낙인찍을 수도 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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