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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채소 세슘 검출…방사능재앙 진행중
지진관련 사망자만 1331명
34만여명은 아직 피난생활
제1원전 50㎞내 주민 71명
10밀리시버트 이상 피폭


지난해 ‘3ㆍ11’ 동일본 대지진의 후폭풍은 현재 진행형이다. 땅이 뒤집히고 바다가 육지를 삼키던 악몽 같던 장면이 전 세계인의 뇌리에 박힌 만큼 후유증도 깊고 넓게 남아 일본을 괴롭히고 있다.

대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는 재앙의 또 다른 진원지가 됐으며, 대기와 바다, 토양을 한꺼번에 오염시켰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최근, 지난해 6월 초 사고 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총량을 77만테라(테라는 1조)베크렐로 추정했다. 또 ‘세슘-137’의 방출량은 1만5000테라베크렐로 봤다. 2차 세계대전 때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168.5개에 해당하는 수치다.

원전 주변은 말 그대로 ‘죽음의 땅’이 된 것이다. 현재 사고 원전 반경 20㎞ 이내인 ‘경계구역’은 강제피난 구역으로, 사람이 살지 않고 있다. ‘계획적 피난구역’인 반경 20~30㎞권 내에서도 고향을 버리고 피난한 주민이 많다.

피난 생활이 장기화하면서 사망자 숫자도 날로 늘고 있다. 교도통신은 최근 대지진으로 인한 피난 때문에 건강이 나빠져 사망한 ‘지진 관련사(死)’가 이와테(岩手)현과 미야기(宮城)현, 후쿠시마(福島)현 등 피해 지역에서 1331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1995년 1월 발생한 한신(阪神) 대지진 때의 921명을 크게 웃도는 숫자다.

후쿠시마 현은 피난생활이 장기화하면서 향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대지진 등으로 인한 사망자는 1만5854명, 실종자는 3276명이며 34만여명이 아직도 피난생활 중이다.

마이니치신문은 후쿠시마 현의 인구가 30년 후엔 현재의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얼마 전 전망했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찾기도 힘들어졌다. 후쿠시마와 인근의 미야기, 수도권인 가나가와, 이바라키, 지바 등에서 생산하는 찻잎 쇠고기 쌀 채소 어류 등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 내놓는 농작물을 일본인들이 기피해 가격이 떨어져 농가 피해도 막심하다.

후쿠시마 현은 지난해 10월, 벼농사 금지구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생산된 쌀이 안전하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후 여러 곳에서 기준치(㎏당 500베크렐)를 초과한 세슘이 검출돼 큰 비난을 받았다.

대기 오염에 따른 인체의 외부 피폭은 이미 현실화했다. 후쿠시마 현은 최근 사고 원전 주변 주민 가운데 42%가 일반인의 연간 피폭한도인 1밀리시버트(mSv) 이상 피폭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20~50㎞권에 있는 나미에, 이타테무라 등 3개 초손(町村) 주민 9747명(원전 작업원 제외)에 대한 조사 결과다. 10밀리시버트 이상 피폭자는 71명이었고, 최대 피폭자의 피폭선량은 23밀리시버트였다.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이 고질적이며 영속적일 것이라는 전망은 일본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프랑스의 ‘방사능 방어 및 핵안전 연구소(IRSN)’의 디디에 샹피옹 위기담당관은 “사고로 인한 오염수위는 초기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면서도 “우리는 현재는 물론 앞으로 아주 오랜기간 환경오염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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