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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車 과잉 설비, 또다른 ‘시한폭탄’,CEO 한 목소리..대규모 구조조정 단행되나
유럽 자동차 회사들의 생산설비 과잉이 역내 경제에 충격을 가할 또다른 ‘시한폭탄’이라는 우려가 유럽 자동차업계의 주요 수장들 입에서 쏟아졌다.

이에 EU가 1990년대 철강 설비 과잉을 해결하기위해 적극 개입했던 것 처럼 이번에는 자동차쪽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설비 과잉 해소를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은 수많은 실업자 양산과 경제 성장률 하락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기때문에 선뜻 나설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갈수록 높아지는 한국 자동차의 유럽내 경쟁력을 신경쓰는 모습도 역력하다.

▶“EU가 나서서 해결해야”=뉴욕타임스(NYT)는 7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모터쇼에 참가한 유럽의 주요 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입을 통해 역내 자동차 산업이 안고 있는 설비 과잉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닛산ㆍ르노그룹의 카를로스 곤 CEO는 “유럽의 모든 자동차 회사가 과잉 설비 문제를 안고 있다”며 “한 회사가 구조조정에 나서면 다른 모든 회사도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이슬러ㆍ피아트 그룹의 CEO이자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회장인 세르지오 마르치오네는 EU(유럽연합) 차원의 정치적 개입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EU가 1990년대 유럽의 철강 생산 과잉을 조정해 성공을 거뒀다”며 “다시 그렇게 하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생산라인은 폐쇄해야 한다”고 했다.

ACEA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의 설비 과잉이 20% 가량이며, 하도급 업체까지 포함하면 모두 230만명이 유럽 자동차 산업에 고용돼 있다.

이반 호닥 ACEA 사무총장도 “설비 과잉을 EU 회원국 수준에서 해결할 수 없다”면서 “EU 차원에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고용문제 등으로 정치적 마찰이 불가피한 어려운 작업이라고도 했다.

NYT는 “곤 CEO 등이 구조조정이 필요한 특정 회사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설비 과잉 문제에 직면해 있는 곳으로 제네럴모터스(GM)의 오펠과 푸조시트로앵을 꼽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 경쟁사의 부상도 걱정거리=유럽 업체들은 외국 경쟁사의 추격으로 가격경쟁력마저 떨어지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특히 한국 자동차의 유럽 내 부상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호닥 사무총장은 “상대국 시장에 접근할 가능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계속 시장을 여는 것은 미끄러운 슬로프를 기어오르는 것과 같다”고 했다. EU가 추진하고 있는 인도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유럽 업체들은 자동차 수입 관세를 없애야만 이 FTA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르치오네 회장은 이와 관련, 오는 20일 EU의 카렐 데 휴흐트 무역담당 집행위원과 만나 EU가 앞으로 체결할 FTA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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