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헤럴드경제는 지난 2일 장 마감 기준 9개 주요 투자자문사 및 자문형랩어카운트(이하 자문형랩)의 포트폴리오 자료를 입수, 코스피가 2000을 재돌파한 지난달 8일자 포트폴리오와 비교했다. 그 결과 9개 가운데 6개 자문사가 삼성전자 이외의 종목을 가장 많이 갖고 있거나, 삼성전자의 비중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삼성전자를 포트폴리오 내 가장 많은 10%까지 담았던 가울투자자문은 현재 두산(13.5%)을 가장 많이 보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하이닉스(10.8%)를 가장 많이 보유했던 피데스투자자문은 최근 원익머트리얼즈(13.1%)를 가장 많이 갖고 있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지난 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2633억원으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기준 86위다. 자문사가 보통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경향이 있지만, 코스닥의 최상위주도 아닌 중대형주를 가장 많이 포트폴리오에 담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밖에도 한투운용랩은 한화케미칼(8.1%), 레오투자자문은 하이닉스(21.0%), 모빅투자자문은 한진해운(5.6%)을 각각 가장 많이 갖고 있다. 자문업계 3위인 케이원투자자문은 삼성전자 비중을 지난달 36.3%에서 최근 32.1%로 4.2%포인트나 낮췄다. 삼성전자 비중을 늘린 자문사는 브레인투자자문과 창의투자자문, HR투자자문 등 3개에 그쳤다.
연초 삼성전자에 집중됐던 자문사의 포트폴리오가 다른 중대형주, 코스닥 종목으로까지 차별화되고 있는 것은 불안한 시장 상황에 근거한다. 유로존의 계속되는 불안과 유가 급등,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 글로벌 악재가 이어지면서 비슷한 대형주에만 의지해서는 초과 수익을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자문사 포트폴리오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특징은 그룹 지주사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울이 두산을 최다 보유한 것을 비롯해, 창의가 SK(5.3%), HR이 LG(5.4%) 등 지주사 종목을 5% 이상 담고 있다. 지주사의 특성상 사업 자회사에 이어 후행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고, 위험분산 효과도 가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투운용랩이 두산인프라코어(7.2%), 모빅이 두산엔진(5.1%)과 두산중공업(5.0%) 등 두산그룹주들이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자문사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재원 기자 @himis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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