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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회장 첫 공판 “자괴감…오해 풀고 싶다”
개인 선물투자금으로 600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태원(52) SK그룹 회장이 첫 공판에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며 “책임감을 느끼고 재발하지 않도록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원범)는 2일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 등으로 기소된 최태원 회장, 최재원(50ㆍ구속) 수석부회장 등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최 회장이 법정에 선 것은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2005년 6월 이후 7년만이다.

최 회장은 “경영상 관리소홀이든 어쨌든 제가 모자라 일어난 일에 책임감을 느끼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반성한다”며 “향후 기업경영이 구조적, 제도적으로 더 잘되도록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제가 이런 오해까지 받는데 대해 자괴감이 들고, 잘못된 부분이 있겠지만 오해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재판부가 잘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재벌과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내용이 나오면 자세한 사정도 모른채 믿는 세간의 오해를 풀고 싶다”고 말문을 연 뒤 “공소사실 중 핵심인 베넥스인베스먼트 자금 관련은 펀드 출자예정이던 계열사 자금 450억원을 한달 정도 일시적으로 최 부회장 등이 사용한 것이 전부이고 횡령의 동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SK의 투자전략에 따른 정상투자로 당초 계획대로 펀드가 설립ㆍ운영되고 있어 피해자나 피해가 없는 사안이고, 임원성과급을 통한 비자금 조성 역시 정상 회계처리돼 관련 세금까지 납부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범행시점부터 향후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책임을 대신할 제3자 속칭 ‘바지’를 내세운 점이 일반적 횡령사건과 다른 특징”이라며 “향후 다른 기업 운영진에게 재벌 총수 일가가 어떻게 형사처벌에서 빠질 수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기회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5일까지 재판진행 상황을 보고 주2회 재판을 고려하는 등 집중심리를 통해 이르면 5월 21일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2008년 10월 말 SK텔레콤, SK C&C 등 2개 계열사에 선출자금 명목으로 497억원을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먼트로 송금하게 한 뒤 선물옵션 투자금으로 자금을 빼돌리고, 계열사 임원들에게 성과급을 과다지급한 뒤 이를 SK홀딩스로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139억5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636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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