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도 유로존의 2차 LTRO(장기대출프로그램) 시행에 따라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엔화 약세, 유가 상승, 기업실적 둔화 등 악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철저히 실적 중심의 업종, 종목 선택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적 모멘텀이 돋보이는 IT(전기전자)와 중국 경기부양 효과가 기대되는 철강, 조선 등이 최우선 ‘쇼핑(투자)’ 업종으로 꼽혔다. 반면 자동차는 쇼핑 목록에서 빠져 사실상 ‘분리수거’ 대상으로 분류됐다.
29일 헤럴드경제가 국내 16개 주요 증권사의 3월 코스피 밴드 전망을 집계한 결과 하단은 평균 1926, 상단은 2092로 집계됐다. 28일 종가(2003.69) 기준 상단으로는 88포인트, 하단으로는 78포인트 열려 있다. 전문가도 큰 폭의 상승이나 하락을 쉽사리 예상치 못하는 셈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제는 기업의 실적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 실적 측면에서는 IT섹터의 실적이 가장 양호하다”며 IT 업종을 최우선으로 제시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철강, 화학, IT 업종에서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증가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종목으로 세아베스틸 LG화학 호남석유 SK이노베이션 삼성전기 서울반도체 등 6개를 꼽았다.
조금 멀리 내다보면 위기국면에서 투자를 늘려 향후 경기회복 시 이익이 클 업종에 대한 관심도 요구된다. 중국의 내수부양책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기계, 건설, 조선 업종의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은 기간이든 가격이든 조정 뒤 다가올 기대구간을 준비할 시기다.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혁신과 투자 확대에서 주도주를 읽어내야 한다. IT와 산업재(기계, 건설, 조선)에서 그 징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버려야 할 종목은 무엇일까.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추천 리스트에서 완전히 배제된 업종이 자동차다. 유가 상승(수요 감소)에 엔화 약세(경쟁력 약화)까지 겹치면서 영업환경이 가장 좋지 않기 때문이다.
최원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호재성 재료가 이미 반영되어 추가로 상단을 높일 만한 재료가 사라졌다”며 IT, 에너지, 유통 등을 제외한 조선, 음식료 업종 등에 대해 비중 축소를 제안했다.
한동욱 현대증권 자산배분팀장 역시 “엔화가 약세로 추세 전환을 모색 중이기 때문에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며 주식 비중을 53% 수준까지 낮출 것을 제안했다.
한 팀장은 전술적 측면에서 주식은 가치주와 서비스산업테마, 대체투자는 금 관련 상품, 채권은 우량회사채와 이머징마켓 채권이 낫다고 조언했다.
최재원 기자/jwcho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