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권력교체 앞둔 中…‘개혁’ 이 최대 화두
내달 3일부터 최대 정치행사 ‘兩會’ 개막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
강력한 개혁 촉구 사설
“저항 두려워해선 안돼”

좌파 지지받던 보시라이
정치생명 위기 빠지며
권력균형 변화…개혁파 득세


다음달 3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ㆍ전인대와 정협)’를 앞두고 중국 안팎에서 개혁의 목소리가 높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강력한 개혁을 촉구하는 내용의 사설을 24일 발표했다. 하루 앞서 세계은행(WB)도 중국이 개혁하지 않으면 경제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 발표를 예고하는 등 중국에서 개혁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런민르바오는 24일 ‘차라리 불평에 직면할지언정 위기가 와서는 안된다’는 제목의 사설을 발표했다. 사설은 개혁이 늘 불만을 수반하게 마련이라면서 기득권자는 개혁을 막으려 하고, 언론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개혁을 심판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대 목소리는 결코 두렵지 않다. 정작 두려운 것은 이 때문에 개혁을 중단하는 것이다.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만 떠도는 말 때문에 개혁을 멈춰서는 안된다. 지혜와 신중함이 필요하지만 용기와 책임감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지역에서는 너무 안정에 치우치다보니 개혁에 적극성이 부족하다. 개혁은 앞으로 나아갈수록,이익이 복잡할수록 더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사설은 중국 ‘개혁ㆍ개방의 총설계사’로 불리는 덩샤오핑(鄧小平) 전 지도자가 했던 “개혁은 모험이지만, 개혁하지 않은 당은 결국 위험에 처한다”는 말도 인용했다.

이번 양회는 올 가을 권력교체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무엇을 논의할지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이런 가운데 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가 개혁을 화두로 제시하면서 그 배경에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런민(人民)대 역사학과 장밍(張鳴) 교수는 “런민르바오의 사설은 개혁파가 주도권을 잡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에서 체제 개혁에 대한 논쟁은 늘 있어왔지만 정권교체를 앞두고 더 심화하고 있다”면서 최근 국제적 이슈를 몰고온 충칭(重慶)의 왕리쥔 사건과 관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보시라이 충칭 시 서기의 오른팔이었던 왕리쥔 충칭 부시장이 지난 6일 미국 망명을 시도하면서 중국 권력층의 내홍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사건은 중국 좌파세력의 지지를 받으며 올 가을 중국 공산당 제18대 전국대표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을 노려온 보 서기의 정치생명을 위기로 빠뜨렸다.

왕 교수는 이 사건이 보 서기의 정치적 입지뿐만 아니라 중국 내 권력 균형에도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했다. 보 서기가 추진해온 ‘충칭 모델’이 무너지면서 좌파세력도 위축됐다는 것이다.

소위 충칭 모델이라는 것은 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성장보다는 분배를 중시하며, 과거 공산주의 이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부패와 빈부격차에 불만을 품은 서민의 지지를 받으며 성공을 거뒀다. 그러자 중국 내 좌파세력은 충칭 모델을 개혁개방을 대체할 수 있는 모델로 내세우며 주도권 쟁탈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왕리쥔 사건으로 좌파가 끈 떨어진 갓이 됐다는 것이 왕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지난해 정치개혁을 주장했으나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식의 개혁이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장 교수는 광둥(廣東) 성 우칸(烏坎) 촌 시위를 예로 들며 토지분쟁 등을 무력진압 없이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모방 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딜레마라고 설명했다.

<한희라 기자> / hanir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