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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하이얼 ‘메이드 인 USA’ 인 이유는?
가파른 위안화 절상 여파
中기업들 공장 속속 미국行
물류비·유통절차도 한몫

위안화 자유변동 환율 도입땐
중국기업 美투자 증가 전망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지속하면서‘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제품이 ‘메이드 인 USA’로 바뀌고 있다.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빠르게 절상되자 중국기업이 공장을 아예 소비자와 가까운 미국으로 옮기면서다.

미국의 중국어 신문 둬웨이왕은 21일 뉴욕 경제연구소 로듐그룹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2년 간 중국기업과 정부기관의 미국 투자가 94억달러에 달해 이에 앞서 7년간의 대(對)미 투자 액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배가 늘었다고 전했다.

위안화 저평가가 국제무역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비난이 고조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지난 2010년 6월 위안화 환율 변동성을 확대한 후 위안화는 지금까지 약 8% 절상됐다. 올해도 3% 가량 추가 절상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6.0~6.1위안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듐그룹의 댄 로즌은 “위안화 절상 속도가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국 제조업체들은 미국으로 공장을 아예 옮길만하다”면서 소비자에 가까운 곳에 공장을 세우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더 낫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의 미국 투자는 미미하다. 미국의 외국인 직접투자에서 유럽이 69%, 일본이 12.7%를 차지하는 반면 중국은 0.3%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 자유 변동을 허용할 경우 중국기업의 미국행은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 나아가 위안화 자유 태환이 실현될 경우 중국과 미국의 무역관계는 ‘역사적인 대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댄 로즌은 “위안화 절상이 가파르게 이뤄지면서 중국기업의 미국 투자가 충분히 가능하게 됐다”며 1980년대~1990년대 중반 일본기업이 엔화 절상을 등에 엎고 미국의 제조기업과 뉴욕 록펠러센터 같은 랜드마크 빌딩을 사들인 것처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海爾)이 미국진출 선두기업이다. 하이얼이 지난 1999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공장을 세운 후 여러 중국기업들이 이 지역에 속속 둥지를 틀었다. 인쇄기 드럼을 생산하는 윈청즈반(運城制版)은 2007년 이 곳에 자회사를 설립한 후 몇 년후 공장을 세웠다.

홍콩 사탕제조업체 어썸엘엘씨(Au’ Some LLC)도 지난해 1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섬터시에 공장을 신설했다. 이 회사는 600만달러를 투자하고 120명을 고용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기업이 이 지역에 지금까지 투자한 액수는 3억93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톤항구의 책임자 짐 뉴썸은 “제조업체들이 미국행을 택하는 것은 약달러 리스크를 헤징하기 위한 자연스런 전략”이라며 “중국기업의 미국공장 설립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기업의 미국행은 위안화 절상뿐만 아니라 물류비와 유통절차 때문이기도 하다. 칼라힐그룹의 데이비드 마칙 이사는 “이런 이유로 중국기업의 미국 제조업에 대한 투자는 향후 3~4년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면서 “미국의 임금 수준이 중국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노동력 비중이 적은 부품이나 화학공업 기업 등이 미국행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발표된 보스턴 컨설팅 보고서는 중국기업이 미국에 진출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중국에 진출한 미국기업들이 미국으로 유턴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공장을 세운 미국기업들은 수출이 아닌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희라 기자> /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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