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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우리가 볼모냐”…주민들 불안·공포
오늘 서해5도서 韓·美 사격훈련…北 대응타격 협박
“제2 연평도될라” 노심초사
북측 군사적 행동 예의주시
집·대피소 머물며 조마조마

20일 오전 9시30분부터 한ㆍ미 군사훈련이 시작됐다.

인천시 옹진군은 오전 9시40분 현재 서해 5도 주민 1464명이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고 밝혔다. 이는 백령도 5200여명, 연평도 1900여명, 대청도 1200여명 등 서해 5도 전체 주민 8700여명의 16.8%에 해당된다. 나머지 주민 대부분은 밖으로 나오지 않고 집에 머물고 있다.

이들 주민은 북한 측이 강력한 대응타격을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라 ‘제2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북한군 전선서부지구사령부는 지난 19일 공개 통고장을 보냈다. 20일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도 공개 경고를 하고 나섰다. 특히 김정일 사후, 나이 어린 김정은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 추대 이후 남한 측의 군사 훈련에 대한 강력한 대남(對南)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의미가 있다.

북한 측이 어떤 군사적 행동을 할지 한ㆍ미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주민들은 대피소 등으로 피신한 뒤 군 당국의 대응 지침에 귀기울이고 있다.

북한 측이 단순한 사격 훈련을 놓고 대응 타격을 할 경우 남한 측은 물론 미국에도 공개적 도발을 하는 상황이라, 이번에 반격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서해 5도 주민들은 이 같은 훈련 상황과 북한 측 위협이 익숙할 만도 하지만, 지난 2010년 11월 포격 사건을 떠올리며 불안에 떨고 있다.

연평도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김모(57ㆍ여) 씨는 “훈련상황이야 평소와 다름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도 없지 않지만 생계가 달렸으니 어쩔 수 있겠느냐”며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김 씨는 “배가 오후 3시에 한 번 있는데 오늘은 나갈 수도 없다”며 “어제부터 대피하라는 방송을 하고 있는데, 오전에 대피소로 갔다 2~3시간 있으면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연평도 주민인 김모(54ㆍ여) 씨는 “아들이 면사무소에 근무하는데, 어제부터 사람들에게 대피하라고 알리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더라”며 “훈련하는 동안에는 집에 가만히 있어야겠다”고 불안해했다.

마을 이장과 면사무소 직원들은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어제 4회에 걸쳐 대피방송을 했고, 오늘 아침 8시까지 두 차례 방송을 더 했다”며 “생업이 있는 분들은 아직 대피호로 피하지 않고 있지만, 면사무소 직원들이 집집마다 방문해 대피호로 이동할 것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치호(63) 백령도 남3리 어촌계장은 “훈련으로 인해 조업이 통제된다고 해도 요즘은 조업을 별로 안 하는 시기라 큰 피해는 없다”며 차분한 분위기에서 훈련상황을 맞을 것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백령면사무소 관계자는 “군 부대에서 북한이 우리 군 훈련에 대응타격을 해올 때 즉각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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