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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는 술밖에”…안쓰러운 경찰

동국대 박사논문 분석
업무중 욕먹고 얻어맞고…
66%가 술로 스트레스 풀어
10%는 알코올 의존증 심각

경찰청에서 일선 경찰관들에게 ‘음주운전 경보’를 내리는 등 ‘경찰 음주’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경찰관의 66.3%가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위험음주군’에 속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일반 직장인의 55.8%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 특히 경찰관 10명 중 1명꼴로 알코올 의존증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 원인은 직무 중 경험하는 언어ㆍ신체에 대한 폭력 탓이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대학원 김재운씨(형사정책연구원)는 ‘경찰관의 폭력피해 경험, 직무 스트레스와 문제음주와의 관계 연구’라는 박사논문을 통해 이 같은 분석결과를 내놨다.

이 논문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한 662명의 경찰관 중 세계보건기구(WHO)의 음주 자가진단표(AUDIT)를 기준으로 문제음주자(평가 8점 이상)로 분류되는 경찰관은 439명(66.3%)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음주 위험군은 281명으로 전체의 42.4%에 달했고 매우 위험군은 90명(13.6%)이었으며, 알코올 의존증에 해당하는 경찰도 10명 중 한 명꼴인 68명(10.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정상 음주자는 223명(33.7%)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008년 미국 경찰관 606명을 대상으로 한 같은 조사에서 문제음주자는 118명(19.5%)에 불과했으며, 알코올 의존증은 단 3명(0.5%)에 불과하다는 조사와 비교하면 한국 경찰의 음주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결과라 충격을 주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 경찰들이 이렇게 음주에 빠져들게 되는 요인 중 하나는 직무 중 경험하는 언어적, 신체적 폭력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최근 6개월 사이에 욕설을 들은 경찰은 511명(76%)에 달했으며, 이 중 5회 이상 욕을 먹은 경우도 194명(28.9%)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짭새’등 비하발언을 들은 경우도 554명(82.9%)이나 됐으며 ‘목을 자르겠다’는 협박을 들은 경찰은 428명(64%), ‘죽여버린다’는 등 협박을 받은 경우도 354명(53.1%)에 달했다. 상습적으로 언어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

또, 최근 6개월간 밀쳐지거나 멱살잡이 등 완력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경찰도 349명(52.5%)에 달했으며 주먹이나 손바닥, 발 등으로 맞은 사람도 242명(36.2%)이나 돼 신체적 폭력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논문에 따르면 이러한 폭력은 모두 경찰의 스트레스로 연결됐다. 또한 폭력 피해를 자주 경험한 경찰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도 높아졌으며, 스트레스가 심해질수록 술을 자주, 혹은 한 번에 많이 마시는 등 음주가 늘면서 문제음주군이 커졌다.

논문에서는 경찰관 교육시 대인관계 기술을 교육, 훈련해 업무상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한편, 미국서 실시 중인 위기상황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해 경찰관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대안이 제시됐다. 또한 직장 알코올 중독 치료 프로그램 시행하고 영화관람ㆍ운동ㆍ자원봉사 등 새로운 회식문화를 정립하며, 지역사회 정신보건센터와 협조해 알코올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현ㆍ김영원 기자/wone01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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