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HP등 글로벌 강자들
업무용 타깃 기관 마케팅 강화
개인 소비자들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태블릿PC 시장에 B2B(기업 간 거래) 형태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시바, HP 등 글로벌 PC 강자들이 잇달아 태블릿PC를 내놓으면서 주력 타깃을 개인보다는 기관이나 기업 등 단체로 잡고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무선랜 전용 제품을 선보이며 업무 기능을 보다 강화해 ‘개인 모바일 기기’가 아닌 ‘사무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HP가 이번에 출시하는 ‘HP 슬레이트(Slate) 2’의 가장 큰 잠재고객은 ‘비즈니스맨’이다. 한국HP는 처음부터 확실히 B2B를 겨냥한 제품이라고 못을 박았다.
한국HP 관계자는 “기존 전자제품 매장이나 HP 판매점에서 슬레이트 2를 구매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기관이나 기업과 직접 계약을 맺어 공급하는 방식으로 유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특히 국내 솔루션 업체들과 연계해 일종의 ‘맞춤형’으로 판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교육, 의료, 금융 등 각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솔루션을 도입할 때 이를 구동하는 기기로 공급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기업용 PC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존 PC 환경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위해 운영체제도 윈도우7을 채택했다. 여기에 HP 슬레이트 디지털 펜과 에버노트(Evernote)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사용자가 직접 메시지를 쓸 수 있도록 구현했다.
같은 시기에 태블릿PC ‘AT200’을 공개한 도시바코리아도 궁극적으로는 병원이나 금융기관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데스크톱 PC의 대체재로 태블릿PC를 고려하고 있다. 국내 태블릿PC 시장이 아직 진입기에 있어 개인 소비자 중심만으로는 재고가 쌓일 수 있다는 리스크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B2B에 무게를 둔 태블릿PC들이 나오면서 사무기기로서의 PC에 더욱 가깝게 제품들이 설계됐다. 가장 큰 특징은 기존 태블릿PC보다 입출력 포트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USB 2.0 포트가 있어 태블릿PC가 저장장치 역할을 해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등 다른 PC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HDMI 포트를 활용, HD 화질의 콘텐츠를 대형 화면의 HDTV로 확장해 화상회의 때 활용할 수도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