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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FTA 전면전 선언…‘검투사’ 앞세워 맞불?
민주 수권능력·말바꾸기 타깃
박근혜 원칙·소신 부각차원
침묵깨고 대공세로 전환

출마선언 정동영 대항마
김종훈 전략공천 가능성도


국회비준까지 마쳐 실행만 남아 있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4ㆍ11총선의 최대 이슈로 부각됐다.

민주통합당의 ‘폐기’주장에 침묵으로 일관, “쫄고 있다”는 비판까지 받았던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야당의 말바꾸기를 공격하면서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반면, FTA전선 형성을 노렸던 민주당은 야권연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에 따라 전날 정동영 의원의 출마 선언에 맞서 새누리당은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전략공천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한ㆍ미FTA ‘강남을’ 대전 가능성도 높아졌다.

14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추진했던 한ㆍ미FTA와 관련 국제사회에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언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민주당의 한ㆍ미FTA 파기 논란을 정면 공격했다.

전날 박 비대위원장이 “정치권에서 하는 행동이나 말은 책임성ㆍ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여당일 때는 국익을 위해 FTA를 추진한다고 하고 야당이 되자 정반대 주장을 하고 이제는 선거에 이기면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전례 없는 고강도의 발언을 쏟아낸 것의 연장 선상이다.

김 전 본부장의 영입에 다수가 부정적이었던 입장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 당위원장인 이종구 의원은 “강남을은 기본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중도 보수층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라며 “FTA 폐기 내세우는 민주당 후보가 표를 많이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부터 지도부가 일사분란하게 FTA에 적극 대응하고 나선 것은 현재 불리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듯하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디도스 공격 의혹, 좌클릭 등 정체성 혼란, 지지부진한 비대위 활동 등으로 수도권 참패가 예상됐던 새누리당이 야당의 ‘수권능력 부재’를 부각시키며 총선을 대등한 구도로 가져갈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ㆍ미FTA 관련 찬성 여론이 전체적으로 우세하고, 박 비대위원장이 민주당의 입장 번복에 공세의 초점을 맞추며 ‘원칙과 신뢰’라는 자신의 정치 소신을 부각시키고 있는 점 등이 근거다.

한ㆍ미FTA 폐기 공약과 미국에 보내는 서신으로 불을 당긴 야당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어제 발언은 무지의 소치요, 궤변에 불과하다”며 박 비대위원장을 향해 정면으로 화살을 겨눴다. 자신들이 화두로 꺼낸 한ㆍ미FTA에 새누리당이 응수해온 만큼, 정면 충돌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야당 일각에서는 한ㆍ미FTA의 지나친 부각이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위험요소가 큰 국제조약 폐기를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선거의 키를 쥐고 있는 중도보수층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용섭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한ㆍ미FTA 폐기가 목표가 아니라, 재협상해서 국익에 도움되는 FTA를 하자는 것”이라며 폐기 자체가 부각되는 것을 경계했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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