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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ㆍ농구도…4대 프로스포츠에 국민 배신감 팽배
축구, 배구에 이어 야구와 농구마저 승부조작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불법 스포츠도박에 오염된 프로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배신감이 팽배하고 있다.

억대 고액연봉 선수가 즐비한 4대 인기 프로스포츠에서 잇따라 터져 나온 추문에 국민과 팬들이 경악했다. 분노를 넘어 실망과 의심으로 번지고 있다. 각 종목 주관 단체는 변변한 해명을 내놓기는커녕 전전긍긍하며 사태 추이만 지켜보고 있다.

최근 검찰이 프로배구 승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미 지난해 5월 프로축구 K리그 승부 조작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브로커 김모(28) 씨가 프로배구는 물론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의 승부조작에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김씨는 또 다른 브로커 강모(29ㆍ구속) 씨가 남녀 프로배구뿐 아니라 프로야구와 프로농구에서도 조작이 있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이상,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서라도 타종목으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스포츠계의 동요가 있더라도 철저히 수사해 관련자를 발본색원하고 일벌백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분노한 팬들 의심, 불신 팽배=팬들은 인터넷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그럴 줄 알았다”며 실망감과 분노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그럴 리가 없다는 반응은 좀체로 찾아보기 힘들다.

한 야구 팬은 “모 구단이 작년 7회 이후 역전패가 유독 많았다. 유독 2아웃까지 잘 잡아놓고 볼넷 남발하는 투수를 의심해 봐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야구 팬은 “사설토토(불법 스포츠도박사이트)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나 야구 조작 불가능 하다고 말한다”며 “첫 볼넷, 첫 득점, 첫 안타는 기본이고 한 경기에만 베팅하는 방법이 10개 종류가 넘는다. 한두 명만 끌어들이면 되는데 이미 행동으로 옮긴지 오랜 일일 것”이라고 썼다.

농구 팬 모씨는 “요즘 (불법)배팅업체가 넘쳐나는판에 승부조작 없다는게 더 말이 안될 것”이라며 “그중에 농구가 최고일 것 같은데 아직 잠잠하다”며 프로농구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무사안일주의로 화 자초한 KBO, KBL=이번 사태를 놓고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승부조작이 어제오늘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라 오랜 기간 뿌리 내린 병폐일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검찰에 적발된 브로커들도 이와 같은 맥락의 진술을 내고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와 프로농구는 ‘우리종목에서 조작은 쉽지 않을 것’이란 막연한 자신감으로 항간의 조작설을 남의 집 불구경하듯 외면해 왔다. 이런 무사안일주의와 소홀한 관리감독이 사태를 더 키웠다. 사실 승부 자체를 뒤집지 않고 경기 흐름 일부만 조작해도 얼마든지 불법도박에 이용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프로야구 주관단체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은 이번 소식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구체적으로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닌 단계로, 조심스럽게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프로농구의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의 이재민 사무처장도 “검찰 조사과정에서 나왔다는 프로농구에 대한 의혹 자체만으로 공식입장을 밝히기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된다”며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 이후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각 구단에도 자체적으로 선수들의 의견을 청취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조용직ㆍ김우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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