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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급해진 보시라이 극비 베이징行?..욍리쥔 사건과 연관 분명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왕리쥔(王立軍) 부시장이 미국 망명을 시도하면서 궁지에 몰린 보시라이(薄熙來ㆍ63) 충칭(重慶)시 당 서기가 은밀히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11일 중국을 방문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함께 충칭 시와 캐나다 간 상호 투자 문제에 대해 1시간 동안 환담하는 등 건재를 과시했지만 물밑에서는 쉼없이 발버둥치며 살길을 모색하고 있는 정황이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

홍콩 밍바오(明報)는 보 서기가 지난 9일 밤 베이징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전했다. 베이징에 간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왕리쥔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왕리쥔 사건이 터졌던 9일 윈난(雲南)성을 시찰 중이던 보 서기는 쿤밍(昆明)의 한 해양공원에서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며 의연한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충칭으로 돌아온 직후 베이징으로 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 서기가 언제 충칭으로 돌아왔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11일 저녁 하퍼 총리와는 예정대로 회동했다. 


이와 함께 황치판(黃奇帆) 충칭 시장이 10일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황 시장은 왕리쥔 부시장이 망명 신청을 위해 청두(成都) 미국 총영사관에 들어갔을 때 그의 신병 확보를 위해 장갑차 부대를 이끌고 갔던 인물이다. 충칭 시장이 관할 지역을 벗어나 무장부대를 이끌고 간 것은 군사쿠데타로 여겨질 수 있는 위험한 일이다. 때문에 황 시장이 당 중앙에 이를 해명하고 왕 부시장의 처리 상황을 염탐하기 위해서 였을 것이라고 밍바오는 분석했다.

보 서기가 비록 대외활동을 이어가며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이미 당으로부터 출국금지 명령을 받는 등 정치생명이 위태롭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하퍼 총리와의 회동에 대한 언론보도 역시 이를 간접적으로 증명한다.

신화통신은 12일 새벽 보시라이 서기와 하퍼 총리가 만난 내용을 346자의 짧은 기사로 내보냈다. 반면 하루 전 왕양 광둥 서기가 하퍼 총리를 만난 기사는 당일 밤 11시 14분에 705자로 내보냈다. 충칭르바오도 12일 머릿기사에 보 서기와 하퍼 총리에 관해 보도했지만 신화통신을 인용해 짧게 전하는데 그쳤으며 보 서기의 사진은 싣지도 않았다.

한편 중국의 인터넷에서는 보시라이 서기가 이번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민심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네티즌은 ‘12일 일요일 오전 10시 시 정부청사 앞 런민(人民)광장에 보 서기를 지지하기 위해 집결하자’는 내용의 트위터가 올라왔다며 “보 서기가 국민 여론을 빙자해 자신의 위기를 벗어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지난 1997년 제15대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중앙위원 후보에서 탈락해 다롄(大連)시로 복귀 할 때도 공항에 보시라이를 환영하는 인파가 1000여 명 모였었는데 이 역시 보 서기의 자작극이었다고 주장했다.

왕리쥔 사건은 신중국 성립 이래 처음으로 부시장급 고위 간부가 타국 대사관에 망명을 시도한 것인 만큼 중국 내에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는 올 가을 18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진출이 유력했던 태자당(공산당 혁명 원로 자제) 대표 주자인 보 서기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향후 중국 권력재편이 어떻게 바뀔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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