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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FTA 스탠스가 바뀐다
양국간 북한 변수에
중국의 멋대로식 법잣대
동북아 새 질서등 연계
정부 신중모드서 전환

내달 협상개시 선언 관측
전문가 “스텝은 천천히”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우리 정부의 움직임이 달라지는 분위기다. 완전히 떠밀려 가는 것과는 다르다. 양국 간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지점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판단인듯 보인다.

베일에 가려 있던 한ㆍ중 FTA의 실체도 곧 드러날 모양이다. 이르면 다음달 협상 개시 선언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통상교섭본부는 지난 8일 한ㆍ중 FTA를 위한 첫 공식절차로 공청회 개최 관보 게재를 요구했다. 

그동안 한ㆍ중 FTA 추진에 대한 국내 시각은 신중 일변도였다.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많으니 천천히 가자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였다. 게다가 경제문제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새로운 질서구축 시도와 연계돼 있고, 외교 안보적 의미까지 더해진다. 한ㆍ중 FTA가 한ㆍ미 FTA와 다른 것도 그런 연유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한ㆍ중 FTA에 대한 스탠스에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닿는 지점은=한ㆍ중 FTA는 지난 2005년 양국 국책연구소 간 공동연구를 시작으로 벌써 7년째 논의 중이다. 그동안 중국은 서둘렀다. 미국이 TPP(환태평양무역자유화)를 추진하며 따돌리자 중국은 ‘자국에 대한 미국의 포위작전’이라고 판단한다.

퇴로를 열 핵심 열쇠로 한ㆍ중 FTA를 선택한 것이다. 동북아시아 질서에서 중국을 제외한 어떤 체제든 성공하기 어렵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TPP 구상에는 동의하더라도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여기에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관리해야 할 대상인 북한변수가 끼어 있다.

▶출발은 하더라도 스텝은 천천히=한ㆍ중 FTA는 양국 간 보완적 생존관계를 두껍게 하고 교역, 투자, 인적ㆍ문화교류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외견으로만 봐도 지금껏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은 FTA 없이도 한국의 수출본부였다. 1993년 이후 줄곧 우리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국가인 데다 현재는 전체 수출 물량의 25%가량이 중국에 쏠려 있다. 특히 최근 4년 동안의 대중국 무역수지를 보면 2008년 144억달러, 2009년 324억달러, 2010년 452억달러, 지난해는 477억달러로 해가 갈수록 흑자폭을 늘리는 양상이다.

하지만 한ㆍ중 FTA로 우리나라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얼마나 될지는 전문가들도 판단을 유보한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9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한ㆍ미 FTA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정리된 무역 투자관계 속에서 장벽을 허무는 의미를 갖지만 우리나라와 중국은 아직도 투자나 경쟁관계가 불확실하고, 미래에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한ㆍ중 FTA 협상을 시작하는 것은 좋으나 최대한 두드리면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중국은 아직 법치가 정립돼 있지 않기 때문에 협정을 맺더라도 순조로운 이행을 걱정해야 한다”며 “중국식 의사결정 과정을 보면 세이프가드나 긴급관세가 보복적 행위의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므로 WTO나 한ㆍ미 FTA에 반영돼 있는 국제관행을 철저히 준수하는 보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홍택 KDI 선임연구위원은 “FTA로 인해 한국이 중국에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관세장벽을 허무는 것보다 훨씬 고차원적인 수준이 돼야한다”며 “한국 기업 투자에 대한 차별 규정을 완화시켜 달라는 주장을 중국이 얼마만큼 수용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신창훈ㆍ윤정식 기자/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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