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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창장 하류 수질 오염, 한국 선박 주범 몰려..외교전 비화 우려
중국 남부 지역에서 심각한 수질 오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해당 시 정부가 이번 수질 오염의 주범으로 몇일 전 정박했던 한국 선박을 꼽은 것으로 밝혀져 이 문제가 자칫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난달 15일 중국 광시성(廣西省) 장족자치구 허츠(河池)시 룽장(龍江) 상류지역에서 카드뮴이 방출돼 하류지역까지 오염된데 이어 이번에는 창장(長江) 하류인 장쑤(江蘇)성에서 페놀 오염 사고로 식수난이 빚어졌다.

9일 홍콩 싱다오르바오는 장쑤성 전장(鎭江)시의 수돗물에 악취가 난다는 글이 4일부터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주민들이 생수를 사재기 하는 등 극심한 동요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에는 “화학공장에서 페놀이 유출됐다”, “화학품을 가득 실은 선박이 창장에서 침몰했다”는 등 루머가 퍼지면서 이같은 분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대형 마트의 문을 연지 4시간이 채 안돼 생수 1만 여 개가 팔려나가는 등 생수 전쟁을 겪고 있다고 한다. 창장의 또 다른 하류 도시인 루가오(如皐), 장인(江陰)시에서도 비슷한 수돗물 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가오 시는 정부사이트를 통해 수돗물에 기준치를 초과한 휘발성 페놀이 검출됐다고 확인했다.

식수오염 파동이 일파만파로 커진 후에야 전장 시 정부는 7일 저녁 “전문가 조사 결과 수돗물 오염은 페놀로 인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지난 2일 오후에서 3일 새벽 시간에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시 정부는 몇일 전 정박했던 한국 선박이 수질오염의 원인으로 의심된다면서 배관 밸브가 제대로 안 잠겨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쑤성 세관과 환경보호부, 출입국 검역부 등이 공동으로 증거 수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수자원공사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수돗물에 염소 투입을 조금 늘리긴 했지만 기준치를 초과하지는 않았다고 발표하면서 한국 선박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페놀 유출의 주범이 현지에 정박했던 한국 선박으로 지목되며 현지 정부가 조사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자칫 양국간 외교전으로 비화할 지도 주목된다.

최근 중국에서는 수질 오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광시성 룽장(龍江) 상류지역에서 카드뮴 오염이 발생해 하류인 류저우(柳州)까지 오염된 강물이 흘러들면서 중국 남부에서는 한때 수돗물 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극심한 식수난을 겪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수질 검사 결과 인근 제련공장에서 중속인 카드뮴이 기준치의 80배에 달하는 ℓ당 0.005mg이 검출됐다.

중국 당국은 이 사태와 관련해 화학공장 책임자 7명을 체포했으며 관리 부실 책임을 물어 허츠시 간부 9명을 문책하는 등 발빠른 후속조치를 취했다. 또 카드뮴을 방출한 즁금속 제련 공장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중국의 주요 강 유역에는 대부분 이같은 공장이 분포하고 있어 수질오염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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