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지역구 불출마 선언 이후, 친이계 핵심과 영남권 중진들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동시다발로 터져나오면서 공천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상돈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8일 “4대강 전도사 이재오 의원과 (무상급식에 반대했던) 나경원 의원이 출마하는 건 총선 국면을 위해서 좋지 않다” 며 친이계를 정조준했다.

이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 “4대강 사업과 무상급식 반대에 주도적 역할을 한 분들이 나가게 되면 야권의 거센 비판과 공세에 직면할 것인데 그건 총선 국면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 비대위원은 또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 “자기 지역구에 나올 후보를 위해 진력하고, 다른 지역구 후보들을 위해 힘써주시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불출마를 촉구했다.

그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주도한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는 데 대해서도 “새누리당 전통적 기반이 농촌지역에 많이 있는데 한ㆍ미 FTA는 굉장한 명암이 있다”면서 “강원도 등 우리가 상당히 취약해지는 지역에서 유권자 표심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박 위원장의 불출마와 관련, “영남지역 중진의원들도 결단을 내려서 고삐가 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 면서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텃밭이라는 영남권에서부터 진정한 변화의 모습이 올라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박 위원장의) 자기희생적 모습에 당내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좀 더 형성될 필요가 있다” 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핵심 당직자는 “박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이 이런 흐름(당 중진 불출마 촉구)으로 이어질 것으로 자연스럽게 예상했다” 면서도 “지역과 계파를 묶어 통째로 나가라고 하면 18대 총선 당시의 공천 잡음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 염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