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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진코웨이 매각으로 본 주력업종 변경의 경영생존학
웅진그룹이 주력사인 웅진코웨이 매각의 승부수를 던진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불투명한 경영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자금난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주력업종의 살점을 떼내서라도 현재의 성장 한계 구조를 극복하고 신사업으로 치닫겠다는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일각에선 웅진그룹이 코웨이 매각을 통해 재무개선을 단행, 태양광과 건설 쪽에 ‘올인’하려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구조조정이든, 신성장 창출이든, 주력업종 변경이든, 현재의 답보상태인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배수진성 승부수’를 던진 기업의 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덩치는 코웨이에 비해 훨씬 작지만 삼양사는 지난달 사료사업 부문을 180억원에 ㈜이지바이오시스템의 신설 자회사 아이피드에 매각키로 했다. 사료사업은 삼양사가 36년간 영위하던 사업으로, 화학ㆍ식품사업 등 다른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단행한 조치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대한통운을 CJ그룹에 매각했다. 빚을 갚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금호 내부에선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현재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금호는 역시 그룹 모태이자, 금호산업 영업익 38.5%를 차지하는 고속사업부를 매각키로 하는 결정도 내린 바 있다.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정책연구실장은 “뼈를 깎는 자구책을 단행했다면 무엇보다도 선택과 집중 분야의 기업가치 극대화를 얻을 수 있느냐 여부가 성공 포인트”라며 “단기처방의 그치지 않으려면 구조조정 후 신사업 역량을 시장에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장 타깃이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력업종 변경을 시도하는 기업 흐름도 주목된다. 제일모직이 대표적인 예다. 제일모직은 패션기업으로 유명했으나 수 년전부터 케미칼 사업을 강화해 매출비중을 44.5%로 끌어올림으로써 화학기업으로 변신했다. 최근에는 전자재료 사업을 강화, 제2 성장을 준비 중이다.

OCI(옛 동양제철화학)는 종합화학회사로 출발했지만 신성장 사업에 대한 특화를 추진해 현재 태양광 폴리실리콘 선두업체로 부상했다.

의류기업이던 이랜드는 거침없는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우더니 최근엔 다저스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건설과 패션 쪽에서 해외 다각화에 승부를 걸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주력업종을 변경해야 하는 기업 움직임도 있다. 삼성LED는 상반기 내 삼성전자 품으로 흡수합병될 가능성이 높다. LED 역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되면서 독자적인 사업 영위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와 케이스는 다르지만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드디스크 부문을 미국 시게이트에 매각한 것은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린다’는 경영 원칙에 따른 것으로, 글로벌시장 환경 급변과 무관치 않다.

10대그룹 재무 담당 임원은 “캐시카우를 매각해 전체 성장을 도모하는 것도, 한계 사업을 과감히 버리는 것도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극복해 살아남기 위한 것”이라며 “기업의 변신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며, 이로 인해 한동안 M&A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영상ㆍ김상수ㆍ문영규 기자 @yscafezz>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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